대마 합법화했더니… 美 암시장 오히려 커졌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7.23 10:44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 대마 80%가 암시장 생산… 불법인 주로 밀수출도 급증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에 위치한 한 대마 농장. /사진=AFP.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한 미국이 오히려 암시장이 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초 암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마약 밀매를 줄이기 위해 합법화를 추진했지만 역효과를 보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시에서 1000여 곳으로 추정되는 대마 생산업체 중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는 200곳에 불과하다. 매사추세츠주도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대마의 80%는 암시장에서 생산된다.

배경에는 과도한 규제와 부분 합법화로 인한 풍선효과(한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곳에서 새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가 있다.

일부 주(50개주 중 11곳)가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대마 수요는 폭증했다. 그러나 주 당국이 영업 허가 심사를 엄격하게 하면서 합법적인 대마 공급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게다가 미허가 재배업체들은 정부 규제를 받지 않아 품질관리비 등을 줄여 대마 가격이 싸다보니 불법 대마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대마 합법화가 암시장을 제거하기보다 활성화하고 있다"면서 "수요가 폭등하며 공급이 부족해진 가운데 규제 당국이 발 느린 대처를 하자 범죄 조직들이 기존 공급책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규제가 약한 곳에서는 규제가 엄격한 다른 주로 몰래 수출하는 현상도 벌어진다. 미국 전역에서 가장 규제가 적은 대마 정책을 시행 중인 오리건주는 대마 밀수출 문제에 직면했다. 오리건 소재 합법 대마 생산업체는 총 650여 곳으로 맥도날드 매장(205개)보다 많다. 이들은 이 지역 수요보다 3배 많은 대마를 생산하는데 남는 물량은 주로 대마가 불법인 곳으로 밀수출된다.


인접한 아이다호주의 경찰 당국이 지난해 적발한 오리건산 대마는 1톤에 달한다. 오리건 주가 대마를 합법화한 2017년에 비해 665%나 늘었다.

대마 합법화가 부작용을 낳으면서 합법화 확대에는 제동이 걸렸다. 캘리포니아 주는 대마를 양지화시켜 10억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걷은 세금은 목표치의 3분의 1에 그쳤다. '그린 골드(녹색 금)'로 불리는 대마가 정작 합법화를 추진한 정부에게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것이다.

폴리티코는 "(대마 합법론자들이) 약속했던 내용이 성사되지 않았다"면서 "대마 암시장을 완전 폐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마 합법화 지지단체는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전역이 대마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리건대마재배연합(CCA)의 아담 스미스는 "대부분 주가 이를 합법화하지 않는 이상 암시장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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