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일본 수출규제는 단기 호재다.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소재를 확보하기 어려우면 반도체 공급량이 감소하고 단가가 상승해 수출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단가 상승이 당장 이달 수출을 끌어올리진 못할 전망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30.2% 감소한 데다 현물가격 상승은 통상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고정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8월 또는 9월 수출 통계에 반영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익노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반도체시장 두 거인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아마존·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은 아직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며 "양측 모두 재고를 바탕으로 가격 협상력이 있는 만큼 반도체 고정가격 상승 시기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는 아직 수출입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달 1~20일 일본 제품 수입액은 14.5% 감소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액 역시 6.6% 줄었다. 대(對) 일본 수출입액 감소 폭은 최근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상반기 대일본 수입액은 13.3% 줄었고, 수출액은 전년보다 6.0% 감소했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아직 일본 수출규제 파급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조익노 과장은 "수출 부진으로 일본에서 들여오는 소재·장비도 줄면서 수입이 덩달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8.7%), 싱가포르(0.9%)에 대한 수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19.3% 감소했다. 미국(-5.1%), 유럽연합(-12.3%), 중동(-30.3%) 수출도 전년과 비교해 줄었다.
이달 1~20일 전체 수입은 28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줄었다. 수입액은 반도체, 승용차가 각각 7.7%, 18.7% 증가했지만, 원유(-33.7%), 기계류(-12.4%), 가스(-14.8%), 석유제품(-23.1%)은 감소했다. 무역수지(수출-수입)는 3억7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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