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업자 막자"… 다른 기술 가르치는 나라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7.18 15:34

영국, 1500억원 규모 재교육 사업 발표… 미국·싱가포르·스웨덴도 지원 나서

지난 2017년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토요타 공장에서 로봇팔들이 자동차를 조립하는 모습./사진=AFP.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무인화 현상에 대비해 움직이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은 실업난과 양극화, 불평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민들의 재취업을 돕는 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영국 교육부는 무인화로 사라질 위험이 큰 직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재취업과 기술 교육 등을 지원하는 '국가 재교육 계획' 사업을 발표했다.

아직 온라인·오프라인 재교육·재취업 상담 서비스인 '재교육 도움 받기(Get Help to Retrain)'만 제공하지만 다른 서비스도 점차 추가할 예정이다. 먼저 공업도시인 리버풀에서 시범운영을 한 뒤 제도를 보완해 2020년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이 사업을 국가 산업 전략의 핵심 정책으로 분류하고 1억파운드(약 146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했다.

다미안 힌즈 영국 교육부 장관은 "AI와 자동화 등의 기술이 우리의 삶과 직장을 바꾸고 있다"면서 "이에 일부 직업은 과거의 일로 치부될 수 있다"고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설명했다.

무인화 시대 대비에 나선 것은 영국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행정명령을 통해 AI 투자 확대, 기술 표준 마련 등 5개 영역에 중점을 둔 '미국 AI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노동자를 위한 AI' 사업은 AI와 자동화에 대비해 연방정부 및 주정부가 각종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싱가포르도 무인화 고위험군 산업 23곳을 규정하고,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게 직원 재교육에 드는 비용을 대신 제공하고 있다. 스웨덴도 정부·기업·노조가 손을 잡고 직원들에게 재교육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도 직원 재교육에 관심이 크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주요 기업 1500여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66%의 기업들은 무인화 및 디지털화에 대비해 자사 직원을 재교육하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 11일 무인화 시대에 대비한 재교육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7억달러를 들여 2025년까지 10만 명의 직원을 재훈련한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0만 명의 제조업 종사자가 무인화로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현존하는 직업의 35%가 10~20년 사이 사라진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저임금·저숙련 직업 종사자가 고임금·고숙련 노동자에 비해 실직 위험이 높아 양극화 현상의 악화 우려가 나온다.

영국 IT기업 대변업체인 테크UK의 비누스 알리 정책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은 없을 것"이라면서 "(사라지는 직종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며, 이를 위해 평생교육에 유의미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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