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무죄, 잘못 버리는게 문제일 뿐"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9.07.22 14:29

[인터뷰]존 펜라이스 다우 아태 총괄사장 "아시아·아프리카 바다 쓰레기가 전체의 93%"

존 펜라이스 다우 아시아퍼시픽 총괄 사장/사진제공=한국다우
바다 한가운데서 물결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섬. 해변으로 밀려온 고래의 뱃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조각. 나일론 포장재에 묶여 휘어진 거북의 등껍질. 강렬한 이미지들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은 여기서 선이 그어져 버린다. 산업발전에 공헌해 온 부분이 가려지고, '환경오염' 네 글자만 남는다.

지난 4일 한국다우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존 펜라이스(Jon Penrice) 다우 아시아퍼시픽 총괄사장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더 분명해졌다. 그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폐기물의 잘못된 처리와 배출이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해결방안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말 뿐이 아니다. 세계 최대 화학 기업 중 하나인 다우는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연합'(AEPW)의 창립 멤버이자 제안사다. 지난 연말 다우가 제안하자 글로벌 30개 기업이 뒤따라 가입했다. 향후 5년간 총 15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한다. 오는 9월 셋째주 토요일엔 직접 바다로 간다.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선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전세계적 이슈다.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라는걸 인식하는 거다. 플라스틱은 우리 삶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유입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10개 강을 통해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체 해양 쓰레기의 93%를 차지한다.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다른 대기업과 정부 등과 협력해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연합은 어떤 활동을 하나.
▷다우의 글로벌 CEO(최고경영자)인 짐 피털링(Jim Fitterling)이 최초 제안했다. 4대 중점과제도 선정했다. 첫째는 쓰레기 수거 인프라 구축이다. 한국과 달리 동남아 많은 국가에서는 쓰레기 수거 인프라가 부족하다. 두 번째는 교육이다. 인프라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활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세번째는 혁신이다. 재활용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최근에 다우가 태국에서 아스팔트를 대체해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1km 정도의 도로를 세우기도 했다. 네 번째는 정화다. 바다와 수로에서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다.

-다우듀폰에서 다시 분사해 다우가 됐다.
▷분사 전후 가장 큰 차이는 집중도인것 같다. 다우듀폰땐 농업, 전자, 패키징, 인프라 등등 많은 시장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 개의 큰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패키징과 인프라, 컨슈머다. 패키징은 주로 음식물 패키징 사업이고, 인프라는 건설-산업을 망라한다. 컨슈머 시장은 자동차 등이 주력이다. 세 개 시장에 좁게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략도 달라진게 있나.
▷아태지역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성장률이다. 아태지역 성장률은 점점 높아지고 특히 중국의 성장이 주목할만하다. 중국은 전세계 화학제품 생산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다우 전체 매출 중 20%가 아태지역에서 나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키우려고 마음먹고 있다.

-어떤 투자계획을 갖고 있나.

▷최근 중국에서 실리콘 수지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다우는 지난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에 큰 투자를 단행했다. 아태지역엔 큰 투자보다는 특수영역에 집중하는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아태지역을 생산기지가 아닌 소비기지로 보게 됐다는 점이다. 다우의 글로벌사업 중 70%가 아태지역 소비자들을 위해 이뤄지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 키우고 있는 전자상거래의 경우 리테일 매출을 기준으로 중국이 35%로 세계에서 가장 비율이 높고 한국은 25%로 2위다. (개별 국가 기준 매출)

-사명을 다우케미칼에서 다우로 다시 변경한 이유가 있나.
▷더 이상 우리 스스로 단순한 화학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재과학기업이다.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화학 솔루션이 중심이지만 이제는 엔지니어링이나 물류 관련한 문제도 해결해준다. 최근에 'Seek together(함께 추구하자)'라는 브랜딩 프로그램을 론칭했는데, 말하자면 파트너십을 강조한거다. 우리 혼자 만드는게 아니라 모든 협력사와 소비자들을 포함시키자는 개념이다.

-다우에 있어 한국시장의 의미는.
▷한국은 아태지역의 혁신 리더다. 자동차, 전자, 건설, 화장품 등 여러 분야에 세계적 기업과 브랜드가 존재한다. 이 기업들은 제조시설은 중국이나 동남아에 둘지 모르겠지만 그 제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을 설계하고 규격화하는건 한국에서 진행한다. 그래서 다우는 이런 기업들의 R&D(연구개발) 부서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제품을 개발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충북 진천에 세계적 규모를 갖춘 생산시설과 R&D센터를 둔건 그 때문이다. 건설과 패키징, 조명, 전자, 뷰티케어 제품 설계와 생산을 진천에서 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주력해야 할 산업은 뭐라고 보나.
▷디지털경제의 탄탄한 입지를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온라인 소매판매 비중이 높고 디지털기기 보급률이 높다. AI(인공지능) 분야 산업이 커질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여기에 오버랩되는 미디어와 패션, 언론분야 등의 발전도 흥미롭다. 중공업 뿐 아니라 후기 산업화의 디지털경제 분야, 하이테크 기반 제조업 등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곳이 있나.
▷홍콩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에는 한 스무번쯤 왔는데 주로 서울에만 있었다. 가 본 곳 중에는 부산과 제주도가 참 아름다웠다. 2018년 평창올림픽때 방문한 평창은 매우 추웠다.

◇존 펜라이스는
☞다우 전기전자통신 글로벌 매니저와 포뮬레이티드 시스템 글로벌 디렉터, 폴리우레탄 유럽-중동-아프리카-인도 부사장을 거쳐 올해 다우 아시아퍼시픽 사장이 됐다. 영국 캠브리지대 자연과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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