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500분의 1' 나노섬유 분사…꿈의 소재로 재탄생

머니투데이 구미(경북)=김유경 기자 | 2019.07.18 08:30

[르포]경북 구미 레몬 나노멤브레인 제1공장 100% 자동화…이재환 회장 "2020년까지 생산능력 4배 늘릴 것"

레몬 회사 전경/사진제공=레몬
"현재 1공장 4개 라인에서 나노멤브레인 생산능력은 연간 4000만㎡로 '에어퀸' 생리대만 2억2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2공장에는 연말 8개 라인과 내년 4개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어서 2020년에는 생산능력이 4배로 늘어날 겁니다."

지난 12일 경상북도 구미시 산동면 위치한 레몬의 나노멤브레인 생산공장. 이곳에서 만난 이재환 톱텍 회장은 "앞으로 생리대용 나노멤브레인 수요가 더 커질 것을 대비해 인근에 회사가 보유한 부지에 2공장을 짓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정자동화 설비 전문업체 톱텍의 자회사인 레몬은 일명 이하늬 생리대 '에어퀸'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 판매한다. 하지만 에어퀸의 핵심소재인 나노멤브레인은 직접 생산하고 있다.

나노멤브레인 생산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공장에 들어가듯 위생복과 모자를 쓰고 먼지를 제거하는 '에어샤워'를 통과해야 한다. 공장 내부는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이 연상될 정도로 깨끗했다.

4개 생산라인을 갖춘 1공장에서는 미국 노스페이스에 공급할 나노멤브레인이 한창 생산되고 있었다. 미국 노스페이스와는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인 '퓨쳐라이트(FUTURELIGHT)'에 적용할 나노멤브레인을 2021년까지 3년간 495만㎡ 이상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레몬 설비/사진제공=레몬
폭 1.6m 길이 5000m의 두루마리 백상지가 천장 가까운 위로 수십미터를 지나가는 동안 아래에서는 육안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머리카락 500분의 1 굵기의 나노섬유들이 종이 위로 분사됐다. 이렇게 수차례 분사된 나노섬유는 달걀 속껍질처럼 얇은 막(멤브레인)으로 만들어졌고, 용도에 따라 두겹 또는 세겹으로 합쳐지는 과정을 거쳐 나노멤브레인으로 태어났다. 최종 생산품은 종이와 분리돼 포장됐다.

이러한 공정의 생산라인은 24시간 계속 돌아가지만 현장엔 작업자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100% 자동화 공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생산공정을 모두 보고 나와서야 두 명의 직원이 여러 대의 모니터로 현장을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회장은 "모두 자동화했지만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나노섬유들이 분사돼 생산되는 공정인 만큼 미세한 변화도 잘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깥으로 나와보니 'ㄱ'자로 연결된 다른 건물 안에는 2층 높이의 거대한 저장탱크(높이 4m * 둘레 3m) 8개가 나란히 서있다. 나노멤브레인을 생산할 용액을 만드는 곳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용액은 파이프를 따라 옆 건물 생산라인의 작은 통으로 자동 공급되고 있었다.

레몬은 1공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회사 보유부지 1만8182㎡에 이와 똑같은 공정의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이 회장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12개의 양산라인을 증설해 총 60개 라인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몬의 나노멤브레인 공정 자동화 설비는 모두 톱텍에서 공급한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