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트럼프 '中 관세폭탄' 협박에 급제동…S&P 0.3%↓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07.17 06:28

트럼프 "무역합의 갈 길 멀어, 中 추가관세 검토"…"이란과 큰 진전" 국제유가 4% 급락


뉴욕증시의 랠리가 일단 멈췄다. 중국에 다시 '관세폭탄'를 투하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 탓에 무역전쟁 재발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트럼프 "무역합의 갈 길 멀어…中 추가관세 검토"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3포인트(0.09%) 내린 2만7335.6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0.26포인트(0.34%) 하락한 3004.04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4일, S&P500지수는 5일에 걸친 상승 행진을 마쳤다. 대형 은행주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각각 2%, 1% 올랐지만 장세 하락을 막진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35.39포인트(0.43%) 떨어진 8222.80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 중에선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과 중국 정부 및 군과의 유착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트윗을 날렸지만 주가에 큰 영향은 없었다.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의 발목을 잡아 끌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이르기까지 먼 길이 남았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말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지 보름여 만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지난달말 정상회담에서 추가관세를 보류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우리 행정부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모두 이 나라의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친구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지금 우리는 그렇게 가깝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선 이달말 금리인하 계획을 사실상 재확인하는 발언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브레튼우즈 75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금리인하의 여지를 높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무역분쟁을 포함해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미국 경제의 하강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경기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의 2/4분기 산업생산은 1.2% 줄었다. 전분기 1.9%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하며 제조업 침체가 확인됐다. 반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4% 늘었다. 당초 시장은 0.1% 증가를 예상했다.

◇"이란과 큰 진전"…국제유가 4% 급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을 맞아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35포인트(0.35%) 오른 389.10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36.17포인트(0.65%) 뛴 5614.38, 독일 DAX 지수는 43.63포인트(0.35%) 상승한 1만2430.97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45.48포인트(0.60%) 오른 7577.20에 마감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깜짝실적에 명품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 리카르도 티시의 새로운 디자인에 힘입어 분기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이날 버버리 주가는 14% 넘게 급등했다. 7년 만의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스톡스유럽600 소속 기업들의 최근 분기 이익은 0.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유가는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던 미국과 이란이 대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급락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란과의 사이에 큰 진전이 있었다"며 "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각료회의에서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반발,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가 지나는 요충지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6달러(4.2%) 떨어진 57.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배럴당 2.56달러(3.7%) 내린 63.86달러를 기록했다.

멕시코만 유전들의 생산 중단을 불러온 허리케인 '배리'(Barry)가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화됐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멕시코만은 미국 전체 원유량의 17%를 차지하는 곳이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4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45% 오른 97.3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0.42% 하락한 온스당 1407.60달러에 거래됐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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