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들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버리고 여행다닌 부모

머니투데이 조해람 인턴기자 | 2019.07.16 16:36

가벼운 증세만 겪던 아들, 필리핀 떠돌며 건강 악화... 실명까지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자폐증세가 있는 친아들을 필리핀 혼혈아인 '코피노'로 속여 해외에 유기한 한의사 아버지가 경찰에 잡혔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윤경원)는 자폐증세가 있는 친아들 A군(14)을 '코피노'로 둔갑시켜 지난 2014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4년동안 필리핀에 유기한 혐의로 B씨(47)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의 아내이자 아이의 친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지난 2014년 11월 필리핀의 한 선교사에게 자신의 친아들을 코피노로 소개하고 '편부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키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아들의 이름을 개명시키고 선교사에게 맡긴 뒤 여권을 회수해 귀국했다. 귀국 이후 연락처도 바꿨다. A군을 필리핀에 유기한 친부와 친모, 형은 괌과 태국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반면 가벼운 자폐증세만 있었던 A군은 4년 동안 필리핀 고아원을 떠돌며 중증의 정신분열을 겪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A군은 최근 지능(IQ)지수 39, 중증 정신지체 판정을 받았다. 왼쪽 눈도 실명됐다.


수사기관은 B씨가 국내에서 아들을 맡기는 곳마다 다시 데려가라고 하자 해외에 유기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필리핀에 아들을 맡기기 이전인 2011년 3월엔 경남 마산의 한 어린이집에, 2012년부터 충북 괴산의 한 사찰에 1년 동안 아이를 맡겼다. B씨는 어린이집과 사찰 주지가 B군의 정신이상 증세를 알리며 아들을 데려가라고 수차례 연락한 뒤에야 아들을 데려갔다.

B씨는 "아이가 산만해서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 것 보다 필리핀 특수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고 영어를 배우는게 사회생활에 도움이될 것 같아서 필리핀 유학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군은 지난해 12월 국내로 돌아와 학대피해아동센터를 거쳐 현재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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