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유연소자 개발…폴더블폰 가격 절감 기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9.07.16 12:00

표준연,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 개발

기존 수평구조(위)와 수직구조(아래) 트랜지스터의 구조적 차이에 의한 전자이동 거리 변화 (흰색 화살표)/자료=표준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진이 '수직 유기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웨어러블(착용형)‧플렉서블(휘어지는) 기기의 핵심인 유연소자를 저렴하면서도 고성능으로 제조할 수 있다.

표준연 나노구조측정센터 임경근 선임연구원과 독일 드레스덴공대 칼 레오 교수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산화공정을 이용해 수직구조의 유기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기술에서의 제조법과 스위칭 성능 문제가 해결,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전망이다.

주로 광물로부터 얻어지는 무기물과 달리 유기물은 화학 반응만으로 만들 수 있어 소재가 유연하고 제조비용이 저렴하다.

수직 유직 트랜지스터 개요도/자료=표준연
또 수직구조는 반도체의 공간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자 기능을 결합하고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유기 트랜지스터는 디스플레이, 센서, 메모리 등을 가볍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데다 값싸게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여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또 유기 트랜지스터의 고질적 문제였던 낮은 전하 이동도와 안정성을 해결한 연구결과가 최근 보고되면서 기존 무기 트랜지스터에 대한 대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기 트랜지스터가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기까진 아직 많은 걸림돌이 있다.

트랜지스터의 전극이 수평으로 배열돼 소자 면적이 넓어져 구동전압과 반응시간이 클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전극에 기생하는 정전용량이 높아 성능이 제한돼 왔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기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극과 유기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배열했다. 전자의 흐름을 수직으로 조절하면 이동거리가 수백 배 짧아져 구동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이러한 수직구조에서 핵심은 반도체 층 내부에 있는 투과전극의 성능이다. 연구팀은 기존보다 누설전류를 1만 배 이상 감소시키는 투과전극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감귤류 과일에 흔히 존재하는 시트르산이 희석된 수용액에 투과전극을 넣고 전압을 흘려주는 아노다이징 공정을 이용, 수 나노미터의 동공과 산화막이 형성된 투과전극을 제작했다.

투과전극은 소자가 켜진 상태에선 전자를 많이 빠르게 투과시키고, 꺼진 상태에선 누설전류 없이 전하이동을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열 성장 등의 방법으로 제작된 투과전극은 미세 나노구조를 제어할 수 없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기술은 투과전극을 통과하는 전자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싸고 복잡한 공정 없이 아노다이징 전압의 세기 조절만으로 투과전극을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어 산업 응용성이 크다.

임 선임연구원은 “친환경적인 아노다이징을 활용한 수직 유기 트랜지스터는 저렴한데다 공정이 간단하여 궁극적으로 폴더블폰,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제조비용도 절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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