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신동빈, 일본에…반도체 불 끌 '총수들' 또 누가 있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9.07.07 17:08

한일간 통상갈등 비화 조짐에 민간외교 역할론 부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함께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서 시작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발표가 한일간 통상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민간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달 중순이 일본 정부의 추가제재 여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통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중재의 장을 마련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던 재계가 이번에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7일 정·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가 현지 경제인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출장 등을 이유로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최한 5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 재계 인맥도 두텁다. 지난해 최소 두 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올 5월에도 도쿄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만났다.

지난 4일 방한한 일본 최대 IT·투자업계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과도 단독면담에 이어 재계 총수들과 단체 면담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일본 이동통신사 경영진 등 인맥을 활용해 시급한 반도체 소재 수급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본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삼성전자가 생산차질을 빚을 경우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은 물론 애플,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B20 도쿄 서밋 한국대표단이 지난 3월14일 공식 환영리셉션인 '일본의 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허 회장, 세번째가 신 회장. /사진제공=전경련
신동빈 회장도 평소 쌓아둔 일본 내 인맥을 활용, 민간 외교 사절단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회사를 일으킨 만큼 일본 정·관계 유력인사와 다양한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일본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드러난 일본 내 인맥이 적잖다. 최 회장은 지난해 두차례 일본에 건너가 협상을 이끈 끝에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를 성사시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맡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역할도 기대된다.전경련은 한일관계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일본의 경제단체인 게이단련과 함께 해법을 고민해왔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한일경제인협회 회장직을 9년 동안 맡았던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에 이어 재계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1992~1997년 일본 미쓰비시 상사, 모건스탠리 도쿄 지점에서 근무했고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LG그룹과 계열분리하기 전인 1992~1995년 LG상사 일본지역본부장을 맡아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았다. 최근에도 매년 초 일본 현지 주요 협력업체 인사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경색의 원인이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인이 뛸 수 있는 여지는 적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법을 찾는 데 손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10, 11일로 추진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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