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43번째 생일이 특이한(?)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07.05 08:33

역사상 가장 화려한 트럼프의 '독립기념일' 행사…△대통령의 정치적 사유화 △과도한 행사 비용 △이해충돌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243번째 생일 파티가 도마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 행사 얘기다.

올해 독립기념일 '미국에 대한 경례'(A Salute To America)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치러졌다. 워싱턴 D.C.에서 탱크와 전투기까지 동원된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을 했다.

그러나 한켠에선 행사에 대한 비판이 그치질 않는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대통령의 정치적 사유화 △과도한 행사 비용 △이해충돌 우려 등이다.

첫째, 원래 미국 독립기념일은 국민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날로, 대통령 등 정치인이 나서는 자리가 아니다. 독립기념일에 대중 연설을 한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이었던 1951년 해리 트루먼이 마지막이었다. 68년만에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에 주인공을 자칭하고 나선 셈이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며 자신의 치적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선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우린 달에 다시 갈 것이고, 화성에도 성조기를 꽂을 것"이라고 정책을 홍보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이 자신의 생일이 아니라 미국의 생일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反) 트럼프' 시위대가 이른바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링컨기념관 주변에 띄우는 것을 불허했다. 베이비 트럼프 풍선은 화난 표정의 아기 트럼프가 기저귀를 찬 채 휴대폰을 쥐고 있는 형상이다.

둘째, 독립기념일 군사 퍼레이드도 이례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는 냉전시대였던 1949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취임식과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 1991년 6월 걸프전 승리 직후를 제외하곤 없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링컨기념관에서 연설하면서 해안경비대·공군·해군·해병대·육군 순으로 호명할 때마다 각군 소속 항공기들이 그의 머리 위로 저공비행을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비롯해 전략 폭격기 B-2와 F-35, F-22 전투기 등 20여대의 군 항공기가 투입된 '스카이 쇼'가 워싱턴 하늘에서 펼쳐졌다.


약 50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났을 땐 미 해군 곡예비행단 '블루엔젤'이 축하비행을 선보였다. 링컨기념관 주변엔 에이브럼스 탱크 2대와 브래들리 장갑차 2대가 배치됐다.

이번 '군사 쇼'를 포함한 행사 전체에 소요된 비용은 약 1억달러(약 11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병식을 참관한 뒤 국방부에 독립기념일 열병식을 지시했지만, 9200만달러(1075억원)에 달하는 비용 문제 등 때문에 포기했었다.

'혈세 낭비'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다른 대선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건 독재자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워싱턴 포토맥 강변 불꽃놀이를 위해 미국 폭죽업체 '팬텀 파이어웍스'로부터 75만달러(약 9억원) 규모의 폭죽을 기부받았다. 문제는 이 업체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중국산 폭죽에 대한 관세부과 반대 로비를 해온 회사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폭죽을 거의 전적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ABC방송은 팬텀 파이어웍스가 최근 폭죽 기부를 발표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폭죽이 포함된 3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정부감시 프로젝트는 "관세부과 반대 로비를 해온 업체로부터 기부를 받았다면 윤리적인 우려가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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