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이날부터 반도체·TV·휴대폰 소재 규제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손 회장이 국내 기업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지가 관심사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은 손 회장의 청와대 방문 이후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구광모 대표, 그리고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삼성의 영빈관 격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깜짝 한밤 회동한 데 이어 일주일여만에 재계 총수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재계 총수들과 IT업계 1세대 창업자들이 손 회장과 만나는 것은 미래전략과 협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우버, 그랩 등 전세계의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에 투자한 자금이 30억달러(약 3조5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도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현대차는 자율자동차,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2001년 일본 현지법인 엔씨재팬을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했다. 지금은 지분 관계를 정리했지만 인연이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만든 신규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페이와 경쟁 중이다.
이날 단체 회동이 마무리되면 이재용 부회장과 손 회장이 별도 회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와 재계 총수와의 단체 회동에서도 10여분 동안 별도로 단독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공개 만남은 2016년 9월 이후 3년만이다. 손 회장은 당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직접 찾아 이 부회장과 2시간반 가량 회동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데다 AI(인공지능), 5G(5세대 통신),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M&A(인수·합병) 등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공통분모가 많다.
손 회장이 2017년 7월 234억파운드(35조원)를 쏟아부어 품에 안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과 삼성전자가 모두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화웨이 사태 대응뿐 아니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해법 논의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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