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예고한 대로 4일부터 TV·스마트폰의 OLED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공정용 레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총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동안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우대조치에 따라 간소한 절차만 거치면 됐지만, 앞으로는 개별 계약마다 대상 품목의 사용 목적이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 서류는 물론 무기 등으로 전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수출 심사에는 약 9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해당 품목을 일본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기업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는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일본 정부에 수출 규제 강화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전날 "(철회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기 등으로 전용이 가능한 기술 수출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국제 사회 일원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이 현실화하면서 일본 소재 기업도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레지스트 생산회사 도쿄오카공업(東京?化工業)은 늘어난 수출 서류 준비에 들어갔으며, 에칭가스 제조사 스테라케미화는 싱가포르공장의 수출 물량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관련 소재는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 차이가 크지만, 한국이 국산화나 다른 조달처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이번 조처에 따른 일본 기업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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