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이 금지한 '이란 원유' 몰래 들여왔나…의심 포착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7.03 14:02

지난 5월 위성사진서 해상선박 운송 모습 포착 … 말레이시아 등 제3국 우회 수입 의심도

/사진=AFP
중국이 미국이 수입 금지한 이란산 원유를 몰래 들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조치 이후 공식 통계는 급감했으나, 해상 선박이나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입해왔다는 분석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유 수송·보관 조사 전문 사이트 탱커트래커스닷컴을 인용, 지난달 28일 중국 대형 선박 '퍼시픽 알파'로 추정되는 유조선이 대량의 원유를 싣고 믈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이 위성 사진을 통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중국 이란산 원유 밀수 의혹 관련 보도. 오른쪽 사진은 탱크트래커스 닷컴이 확보한 위성 사진./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캡쳐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이 선박이 한 달 전 중동 부근을 지날 때만 해도 비어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사미루 마다니 탱커트래커스닷컴 공동창업자는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5월 이란 영해 인근에서 선박 대 선박 운송(STS)이 실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업체가 공개한 5월 20일 위성 사진에 따르면 퍼시픽 알파 추정 선박이 이란 영해 부근에서 다른 선박과 맞닿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수입 제재 유예를 6개월간 한시적 인정했으나, 지난 5월 2일부터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면 미국 재무부의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제 결제망 차단 우려로 인해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과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시노펙)는 지난 5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의 지난 5월 이란 원유 수입량은 107만 톤(약 790만 배럴)으로 전월보다 67% 줄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공식 통계 수치보다 실제 수입량은 줄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부는 이란이 유조선 위치를 표시하는 위성통신 스위치를 끄고 그 사이에 원유를 환적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이 제3국을 경유해 우회 수입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국의 5월 말레이시아 원유 수입량은 137만 톤으로, 전월보다 2.8배나 늘어났다. 양국은 우회 수입을 허용하지 않지만, 말레이시아는 이란과 중국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다. 아시아 석유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우회 수출을 믿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이란매체 보우스앤바자르(B&B)는 "이란국영유조선회사(NITC) 소유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 212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지난 5월 29일 중국 톈진항에 도착했다"며 "이 원유는 시노펙의 톈진 정제공장으로 수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앞서 지난달 28일 약 1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NITC 소유 유조선 살리나 호가 지난 20일 중국 칭다오 인근 진저우 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원유 우회 수입 등이 인정되면 미국이 중국을 향한 압력을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며 "무역 갈등에 더해 미중 관계에 긴장이 더해지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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