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에도 반도체株 주가 버티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9.07.01 16:20

반도체 소재주들은 '대체재' 부각되면서 주가 급등(종합)

미·중 무역분쟁 휴전으로 한숨 돌리는 듯했던 반도체 업종이 '일본 수출규제'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초기에는 타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미·중 무역분쟁 완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1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00원(0.85%) 내린 4만66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500원(0.72%) 오른 7만100원에 마감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일본 정부는 오는 4일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반도체 업황 회복을 훼손할 만한 이슈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이번 이슈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과잉 재고를 소진하는 것은 물론, 생산 차질을 빌미로 가격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경쟁력 상실로 시장점유율 확대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수출을 규제할 경우, 일본 소재업체만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조치는 전면적 수출 금지가 아니라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것으로 반도체 투자심리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일본은 해당 소재를 한국으로 수출하지 않으면 대만 외에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그보다는 반도체 업종 주가를 휘둘러왔던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반도체주는 세계 교역이 위축된 탓에 수출이 급격히 줄면서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5.5% 감소했다.


반도체 업종이 속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6월 한 달 간 약 9%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낙폭이 커 한 달 간 17% 빠졌다. 미국 제재 대상이었던 화웨이를 모바일 D램 주요 고객사로 둔 탓이다.

그러나 이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이 일단 휴전 합의에 이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화웨이에 대한 규제도 완화,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진다.

이미 업계에서는 업황이 전통적 성수기인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 점쳐왔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오히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사는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자체 회계연도 3분기(3월~5월)에 매출 78억달러, 영업이익 40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각각 40%, 94% 개선된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도시바 정전사태로 낸드 업황 회복도 당겨지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의 시장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일본 수출 규제로 대체재로 부각된 국내 반도체 소재 제조사들은 주가가 급등했다.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은 17%대 급등했다. '불화수소'를 제조·판매하는 후성은 9%대 상승했고 솔브레인원익머트리얼즈도 각각 4%, 1%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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