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때문에? 홍콩 주권 반환 기념식 사상 첫 '실내' 진행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7.01 15:50

홍콩 주권 반환 기념 행사, 이례적으로 실내에서 진행…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격화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일(현지시간)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홍콩에서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홍콩 정부는 경비가 강화된 컨벤션 센터 안에서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 국기게양식을 진행했다. 홍콩 주권 반환 기념 행사가 전통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번처럼 실내에서 진행된 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홍콩 정치인, 재계 인사, 중국 정부 대표단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실내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홍콩 깃발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나란히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케리 람 행정장관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6분 간의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사건으로 대중과 정부가 갈등을 빚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항상 대중의 감정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국정 스타일을 즉시 개혁하고 국회의원뿐 아니라 각계각층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연설 도중 민주당 소속 헬레나 웡 의원이 "캐리 람은 사퇴하라, 악법을 폐기하라"고 외치다 끌려나가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행사 시작 두시간 전, 새벽에 내린 비 때문에 행사 장소를 실내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CMP는 "예년에 비해 컨벤션센터 부근 보안에 눈에 띄게 강화돼 있었다"며 "정부가 경찰과 시위대의 대규모 충돌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컨벤션센터 주위에는 바리케이드가 겹겹이 쳐져 있었으며 수십 명의 경찰관들이 출입구를 통제했다. 해양경찰은 인근에 있는 빅토리아 항구를 순찰하며 일반 시민의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 중 한 명이 입법회 건물 유리를 깨부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편 입법회 건물 근처에서는 이날도 약 10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애드미럴티, 완차이 거리 등 홍콩의 중심가를 점거하고 길을 막기 위해 금속과 플라스틱 등으로 장벽을 쌓았다. 시내에 배치된 5000명의 경찰은 최루액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다수가 다치거나 경찰에 연행됐으며 시위대가 쏜 후추 스프레이를 맞은 경찰 13명도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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