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메르코수르 FTA체결…남미·유럽 8억 단일시장 생긴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7.01 11:29

EU· 메르코수르, 10년간 90% 관세 폐지하기로…의회 비준 남겨두고 있어 FTA 발효까지는 '가시밭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좌)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우)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과 남미 공동시장을 뜻하는 '메르코수르(Mercosur)'가 20년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다. 이번 FTA 타결로 8억 명의 소비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단일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EU와 메르코수르 양측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FTA 협상 초안에 합의했다. 양측이 1999년 6월28일 협상을 시작한 지 정확히 20년 만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진정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자유무역에 회의적인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도전받던 세계 무역체제가 획기적인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남미의 공동시장이다. 메르코수르만 해도 남미 인구의 70%(약 2억9000만명)와 남미 총생산(GDP)의 80%(약 3237조원)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여기에 EU 28개국까지 더하면 전세계 GDP 40%에 달하는 8억 명의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이 형성된다.

EU는 농산물 시장을 내주는 대신 남미에 자동차, 의약품 등을 대량으로 수출할 길을 열었다. FTA가 발효되면 메르코수르에 수출되는 EU 제품 관세가 연간 40억유로(약 5조2500억원) 사라지게 된다. 더불어 EU 기업들의 남미 정부조달 시장 참여도 가능해진다. 메르코수르는 이번 협정으로 EU에 소고기, 에탄올, 설탕 수출을 확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측은 협상에서 민감한 문제였던 메르코수르산 소고기 관세에 대해 연간 9만9000톤에 한해 7.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 메르코수르산 소고기에 EU는 40~6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양측은 향후 10년에 걸쳐 모든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90% 이상 점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FTA 발효까지는 앞으로도 갈길이 멀다. 유럽의회와 EU 각국, 메르코수르 4개국 의회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FTA 체결로 타격을 입게 될 EU의 농민들과 남미 국가의 제조업 종사자들이 반대하고 있어 비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좌파 정당연합'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총리는 "EU와의 FTA 체결로 우리나라에 구체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우리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건 분명하다. 그런 합의는 축하할 일이 아니라 걱정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SJ는 "오는 10월 대선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패배하면 아르헨티나 의회에서는 EU와의 FTA가 비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청춘의 꿈' 부른 김용만, 자택서 별세…"한달전 아내도 떠나보내"
  2. 2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