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다운 이어 실무협상 마주앉지만…넘어야 할 산 '첩첩'

머니투데이 오상헌 , 최경민 기자 | 2019.06.30 17:52

[the300]트럼프 "실무팀 구성해 협상, 포괄적 좋은합의" 강조...北 '제재→안전보장', 비핵화 로드맵 관건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며 나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속도가 아니라 포괄적인 좋은 합의가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회담'을 가진 뒤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 동안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양측 실무팀이 향후 며칠 동안 만나서 조율할 것이다. (3차 북미 정상) 회담이 가능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고위급 대표)과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북핵 수석대표)가 미국 협상팀을 계속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김 위원장과 합의했으며, 비건 대표가 북측 실무협상 대표와 비핵화 방법론과 상응조치 등 핵심 의제를 사전 조율할 것이란 뜻이다.

북한 협상팀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1·2차 북미 정상회담 책임자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대신해 리용호 외무상이나 최선희 제1부상이 고위급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 실무협상을 담당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처형설' 이후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대남 압박 메시지를 쏟아낸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등이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노이 노딜' 이후 넉달 만에 남북미 정상의 '톱다운' 회동으로 실무협상이 재개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첩첩이다. 하노이에서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간 이견이 그대로인 데다 북한이 협상 프레임 전환을 사실상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이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 대신 군사 분야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프레임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해법'과 한국과 미국의 '동시적·병행적 해법'의 접점을 찾는 것도 숙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비핵화 해법과 관련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며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북미 정상간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적·병행적으로 이행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 북미관계 △평화체제 △비핵화를 동시·병행적으로 이행하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받는 '포괄적 합의'를 원한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시작으로 한 단계적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동시적 미국의 행동조치를 요구하며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조절론'을 거듭 강조하고 '포괄적 좋은 합의'를 강조한 것도 북미의 이런 인식차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돌이킬 수 없는 북한 비핵화의 '비가역 지점'으로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와 검증을 제시하고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대북제재 완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 과제는 북미의 비핵화 이견과 우리 정부의 중재안 절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문제이고 복잡한 문제다. 어떻게 될지는 (실무협상을) 지켜봐야 한다. 올바른 결과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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