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임시봉합'…타이머 사라진 '관세폭탄'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강기준 기자 | 2019.06.29 23:44

[이상배의 뉴욕브리핑] 지적재산권 등 핵심쟁점 해결 안돼…미중 휴전 합의로 美 금리인하 폭 줄어들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상의 결과였다.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2차 휴전'을 선언했다. 대중국 추가관세가 보류되고 무역협상이 재개된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도 허용된다.

문제는 협상시한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언제든 '관세폭탄'이 다시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합의가 '임시봉합'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냉전 공포, 일시적으로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이 합의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대로다.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월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3분의 2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 협정으로 대중국 추가관세가 보류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휴전 합의가 없었다면 다음달초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폭탄 발동이 불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가로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재개 합의로 그동안 기업과 투자자를 불안에 떨게 했던 교착 상태가 일단락됐다"며 "두 경제대국의 '신냉전 돌입'에 대한 공포도 일시적으로 줄였다"고 평가했다.

◇"지적재산권 등 핵심쟁점 해결 안돼"

그러나 위험은 미뤄졌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중은 90일간의 '1차 휴전'에 합의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휴전기간이 끝난 뒤 결국 다시 관세전쟁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엔 따로 기한을 못박지 않았다는 게 차이점이다.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선 나쁠 게 없지만, 언제 판이 깨져 관세폭탄 등이 터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시장엔 불확실성 요인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문제도 미해결 상태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해 "매우 복잡하고 중요한 국가안보 문제"라며 후순위로 미뤘다. 대신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부품 공급 제한은 해제키로 하며 미묘한 균형을 선택했다.

미중간 가장 중요한 핵심쟁점도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의 기술탈취 등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미국은 중국에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맞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중국 추가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도 타결되지 않았다"며 "미중 갈등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앞으로 글로벌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뜻"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휴전 합의로 美 금리인하 폭 줄어들 수도

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미국의 금리인하 정도다. 당초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2∼3차례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경제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중 휴전 협정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폭 또는 횟수는 시장의 기대보다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 다음달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지만, 그 이후 연말까지 금리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WSJ는 "미중간 줄어든 긴장이 올해중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다음달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1.9%, 한꺼번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28.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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