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 첫 치과간 '치과공포' 男…치아 다 빠져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민승기 기자 | 2019.06.28 08:00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23>개방병원](종합)

편집자주 |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개방병원' 아시나요…환자는 물론 의사들도 잘몰라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23>개방병원]①최근 3년간 이용 개방병원 33곳

/사진=머니투데이DB
#무릎 관절에 문제가 생긴 60대 중반의 A씨는 한 정형외과 의사를 어렵게 찾았다. 8년 전 가족 중 한 명이 이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호전됐는데 A씨에게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서다. 문제는 의사가 개원해 큰 수술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것. 다른 수술병원을 소개받았지만 A씨는 이 의사에게 꼭 수술을 받고 싶었다. 의사는 처음으로 개방병원 시스템을 이용키로 했다. 수술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이 의사는 최근 블로그에 “개방병원은 의사도 잘 모르는 시스템”이라며 경험담까지 올렸다.

치과 치료 시 입원을 위한 병상과 마취전문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양악수술처럼 큰 수술이 아니더라도 치과공포가 큰 환자들은 하루 정도 입원해 전신마취를 하고 전체(전악) 임플란트, 스케일링 등의 치과 치료를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어서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과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한 수술환자 수는 2016년 4972명에서 2018년 5730명으로 2년 새 15% 증가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의 경우 같은 기간 1184명에서 1664명으로 41% 급증했다.

치과대학병원이 같은 재단의 병원을 이용하듯 치과의원들은 인근 개방병원을 활용해 병상과 마취전문의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방병원 시스템을 아는 환자는 많지 않다. 개원의들도 개방병원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개방병원은 총 104곳이며 최근 3년(2016~2018년)간 실제 활용된 곳(한 번이라도 수가를 청구한 개방병원)은 전국의 33곳에 그친다. 최근 5년간 신규 등록한 개방병원은 27곳인데 이중 최근 3년간 실제 활용된 곳은 7곳뿐이다. 개방병원 1곳당 활용하는 병·의원도 대부분 1~2곳 수준으로 미미하다.

치과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 내 개방병원을 이용하겠다고 신규 보고된 치과는 3곳에 그친다. 이 가운데 한 치과원장은 “지난해 개원해 한 해 동안 5~6건의 양악수술을 했다”며 “개방병원이 같은 건물에 있어 별도의 수술실을 갖추지 않고 양악수술이 있을 때마다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치과원장은 “한 60대 환자는 치아가 다 빠져서야 임플란트 수술을 위해 처음 치과에 왔을 정도로 치과공포가 극심했다"며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수술 후 같은 건물에 있는 내과의 회복실을 이용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개방병원을 이용한 전신마취 방법을 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도입된 개방병원은 2·3차 의료기관으로서 유휴시설(병상)과 장비 및 인력 등을 계약에 따라 다른 병·의원과 공유하는 병원을 말한다. 환자는 한 의사의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돼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신속히 받을 수 있고, 개원의사는 투자부담 없이 고난도 진료기술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방병원은 유휴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수입을 늘릴 수 있다.

이정훈 도봉예치과 원장은 “당뇨병, 고혈압 등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개방병원을 이용하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통증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며 “전신마취를 할 때 내과전문의에게 자문을 받아 합병증, 부작용을 예방하고 마취전문의의 도움으로 치과의사는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신마취는 기본적으로 피 검사, 흉부엑스레이, 심전도 검사가 필요한데 개방병원을 이용하면 이러한 검사들을 바로 받을 수 있고 수술 후에도 회복실에서 통증을 완화시킨 뒤 귀가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개방병원의 필요성과 장점에 대해 환자, 개원의, 병원 모두 공감하는데도 활성화하지 못하는 것은 낮은 수가 체계와 의료분쟁 발생 시 책임소재 문제 때문이다. 실제 개방병원을 이용해본 한 치과전문의는 “개방병원을 이용해보니 노력에 비해 남는 것이 적었다”며 “개방병원을 이용하는 것보다 전원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수가 체계 문제와 관련, “개방병원 환자에 대한 업무부담률을 살펴보면 일반 환자보다 개방병원 환자 관리에 투입된 시간과 업무량이 더 많았다”며 “야간·공휴일에 가산율을 별도 인정하는 현재 제도를 개방진료에도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방병원제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의료분쟁 발생 시 책임소재 문제”라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유경, 민승기 기자




"개방병원, 장애인·소아 치과치료에 큰 도움될 것"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23>개방병원]②김준회 얼굴에미소 치과 대표원장 인터뷰

“뼈이식 후 임플란트 수술을 받아야 하는 다운증후군 환자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환자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일반인만큼 치료할 수 없었습니다. 개방병원제도를 미리 알았더라면 전신마취 치료를 권했을 겁니다.”

김준회 얼굴에미소치과 대표원장(경희치대 구강외과 임상외래교수)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치과도 개방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한달 전 열린 대한통합치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처음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3년부터 전면실시된 개방병원제도는 치과의원, 치과병원도 이용할 수 있으나 개방병원제도 자체를 몰랐다는 게 김 원장의 얘기다. 이를 아는 치과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5년간 개방병원과 계약한 병·의원 59곳 중 치과는 3곳뿐이다.


그는 “대부분 치과 치료는 진료대인 유니트체어에서 이뤄지지만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나 장애인, 소아 등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와 안전을 위해 입원과 전신마취가 필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연간 2~3명 정도 있는 환자를 위해 기구나 시설 등의 시스템을 갖출 수 없어 개방병원과 같은 합법적인 제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직접 할 수 있는 수술인데도 전신마취 등 시스템 부재로 환자를 대학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경우 환자에게 미안하면서도 아쉬움이 컸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남양주에서 가장 큰 치과이다 보니 하악골 골절, 낭종 등 비교적 큰 병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많다”며 “마취과 의사가 있는 수술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바로 치료받았을 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한참 기다리다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개방병원을 이용할 경우 환자의 비용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장애인, 어린이뿐 아니라 뼈이식 및 임플란트 환자 등도 하루 입원해 전신마취 후 치료를 받으면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선택은 환자가 해야 하지만 치료 가능한 방법과 장단점을 설명하고 더 나은 예후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을 권하는 게 의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개인적으로 진료 스펙트럼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앞으로 환자들에게 예후가 좋은 구강외과 치료를 권할 수 있도록 개방병원 활용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세살 '치과 공포' 여든 간다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23>개방병원]③진정요법 안전성은?

치과는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충치가 생겨 치과에 가자는 소리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거나 몸부림친다. 치과 치료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면 ‘치과공포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아이의 손발을 꽉 잡고 치료를 하기도 했지만 이는 치과에 대한 공포심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때 생긴 치과공포증은 성인이 돼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치과공포증이 있는 아이에게 ‘의식하 진정(수면)요법’(이하 진정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진정요법은 수면내시경처럼 진정약물을 투여해 얕은 잠에 든 것같은 상태에서 치과 치료를 하는 방식이다.

진정요법은 약물투여량에 따라 △최소 진정 △중등도 진정 △깊은 진정으로 나뉜다. 최소진정은 의식은 유지하지만 불안은 감소하는 상태다. 중등도 진정은 얕은 잠을 자는 수준이지만 말과 가벼운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단계다. 깊은 진정은 환자가 반복 지시나 강한 자극을 줘야 반응하는 상태를 말한다.

진정요법을 사용하면 아이가 치료받는 과정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막연한 치과공포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과 치료에서의 진정요법 안전성도 입증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치과공포증이 있는 아이에게 진정요법을 사용한다.

다만 깊은 진정의 경우 호흡억제나 호흡정지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또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치과 치료 중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진정요법을 할 때 전신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를 갖춘 치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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