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멕시코 매체 라호르나다는 강가에 머리를 땅에 묻고 엎드려 있는 남성과 여아 시신 두 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부녀의 시신을 직접 보고 사진 찍어 전 세계에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한 레 두크 기자는 "이런 광경이 정책결정자들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나쁜 상태(our society is in a bad way)"라고 토로했다.
이어 "수년간 경찰기자로 일하면서 많은 시신을 봤고, 익사체도 봤다"며 "아무리 무감각해져 있다 해도 이런 사진을 보면 감정이 다시 살아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딸이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가지 않게 하려고 아빠가 자신의 티셔츠 안에 딸을 넣었다"고 전했다.
레 두크 기자는 "이 가족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 더 나은 삶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면서 "이 일로 뭔가가 바뀔까?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지난 23일 미국으로 불법이주하려는 중남미 이주민들을 취재하던 중 한 여성의 다급한 비명을 듣고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바네사 아발로스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강둑에 서서 남편과 어린 딸이 강에 빠져 사라졌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바네사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남편 오스카 알베르토 마르티네즈 라미레스(26)는 생후 23개월 딸 발레리아와 함께 먼저 강을 건너 미국 쪽 강둑에 도착했다. 라미레스는 아내를 데리고 오기 위해 다시 강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딸이 따라 들어오면서 라미레스는 딸 쪽으로 헤엄쳐 붙잡았지만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들 부녀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다음날인 24일 오전 10시15분쯤이었다. 딸은 아빠의 티셔츠 안에 들어가 팔 하나로 아빠의 목을 감고 있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4년 전 시리아 난민 사태의 참혹함을 알린 소년 '쿠르디'와 비교하며 이민자들이 겪는 암울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2015년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지중해에서 익사해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온 세 살배기 에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전 세계 언론에 보도돼 난민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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