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약화…통화완화기조 유지"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 2019.06.25 15:00

[물가상황점검]"0%대 물가, 공급·복지요인 영향 커"…2015년 이후 4년만에 0%대 연간 물가상승률 기록할 듯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수요측면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됐다며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0%대 낮은 물가상승률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힘든 공급측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에 대응한 금리정책 필요성은 낮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0.6%를 나타내며 지난해 하반기 1.7%에 비해 큰 폭 하락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1.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0%대 연간 물가상승률 기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현실화되는 경우 2015년(0.7%) 이후 4년 만에 0%대 연간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기적 시계에서 목표수준에 수렴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 증가세 둔화 등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석유류, 농축수산물 가격, 정부 복지정책 등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는) 단기적 변동요인으로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고, 보다 긴 시계에서는 글로벌 경제통합과 기술진보같은 경제구조적 변화도 물가상승률은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으로 직접 제어하기 어려운 영역의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큰 고민이다. 물가여건 뿐 아니라 거시경제,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낮은 물가만으로는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한은 창립기념식에서 밝힌 대로 금리인하 가능성은 그대로 열어뒀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1~5월 물가하락폭(-1.1%포인트)는 농축수산물 등 공급측 요인 변동에 의해 대부분 설명된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0.4%포인트 △석유류 -0.7%포인트 △공업제품(석유류제외) 0.1%포인트 △서비스 -0.3%포인트 △기타 0.2%포인트 수준으로 등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물가 하락은 전월세 가격 안정과 함께 교육·의료·통신 등 복지정책이 강화된 결과로 분석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유류세 등 간접세 한시 인하 조치 영향도 가세했다는 판단이다. 공공서비스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0.1%에서 올해 1~5월 -0.3%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한은은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인플레이션 등 근원물가가 올해 0%대 후반으로 하락했지만, 정부 복지정책 영향 등 물가 여건 변화를 더 잘 반영하는 경기민감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종합하면 기조적 인플레이션은 현재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1%대 초중반 수준을 보이고 있고, 일시적인 물가하방압력도 약화되면서 내년 이후 물가상승률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복지정책 영향이 지속되면서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당초 전망에 비해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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