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산·소비·공기정화를 집에서, 이게 '진짜 수소경제'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19.06.25 06:20

[같은생각 다른느낌]집집마다 수소 생산시스템이 구축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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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올해 1월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탄소에서 수소 중심으로 에너지원 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 계획을 밝혔다.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 620만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소는 온실가스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인데다 에너지원 다각화와 해외 의존도 감소로 에너지 자립에 기여한다. 또한 국내 수소 경제 활성화 기반이 마련되면 해외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아직 수소경제라는 말조차 생소한 실정이다. 탈원전과 미세먼지 논란에도 이를 대체할 수소 에너지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석유 에너지원에 익숙한 탓도 있겠지만 수소 에너지가 낯설거나 막연한 불안감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등 수송기구 에너지로만 인식되다보니 당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19일부터 3일간 열린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는 수소가 산업·가정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제품과 생산 방안 등이 제시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기업들은 수소 에너지원을 활용한 상용화된 제품을 출시해 수소경제가 먼 얘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현대는 이미 ‘넥쏘 수소 자동차’를 판매 중이고 두산은 ‘수소 드론’을 출시할 예정이며 한국가스공사는 ‘수소 자전거’를 선보였다.

또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온사이트 수소 생산 시스템'을 연구개발 중으로 가정에서 사용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친밀도와 확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수소 생산 방식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같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에너지와 환경 문제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반면 울산과학기술원은 광촉매 기술을 이용해 태양에너지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이는 화석원료로 생산한 전기 에너지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방식이다.


이런 생산 방식이 상용화되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태양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이용해 수소스테이션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튜브 트레일러를 통한 운송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가정용 태양광 수소 발전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지붕에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을 설치하면 발생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변환된 전기로 사용하고 산소는 공기정화로 쓰인다.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은 난방에 이용할 수 있다. 수소는 저장할 수 있어 밤에도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 사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실체는 모호한 상태에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기존 산업의 생산과 고용에 대한 걱정을 안겨줬다. 이미 제조업의 많은 부품들이 단순화, 모듈화, 전자화되면서 거래단계가 축소되고 교역량 증가율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일부 자동차와 조선 등이 경제 중심축에서 이탈하면서 불안감도 커졌다.

이에 19일 정부에서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4대 제조강국을 목표로 산업구조 혁신, 신산업 육성, 기존 주력산업 혁신 등을 내세웠다. 신산업의 하나인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새로운 제조업 먹거리를 창출해 제조업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생산품에만 국한돼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동안 수소 에너지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걸림돌은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비용이 30억원 이상 든다는 것이었다. 수소차 뿐 아니라 집에서 바로 생산·소비·공기정화가 이뤄지는 수소 생산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수소 에너지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다양한 제품 생산을 촉발할 수 있다.

미래 기술과 기호 변화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은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져 창조적 파괴와 혁신에 따른 초기 위험을 분산해야 하며 이는 국가의 적극 지원과 각 기업들과 학계·연구소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수소생산시스템/자료=울산과학기술원(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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