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만남 앞두고 한발 더 밀착한 김정은·시진핑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9.06.20 22:48

김정은 "중국 경제 발전 배우겠다" 시진핑 "북한 도울 것"…비핵화 새로운 양보안 제시됐을지 관심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북한을 국빈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북한과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북한 방문을 통해 한발 더 밀착했다. 북한은 중국이라는 '뒷배'를,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함으로 각자 미국과의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을 통해 북미간 교착 상태를 풀 새로운 비핵화 양보안을 제시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중 밀착…김정은 "배우겠다" 시진핑 "도울 것"= 김 위원장은 20일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발언들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소통 협력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중국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경험도 배우겠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중국의 힘을 빌리겠다는 뜻으로 한반도 이슈에 있어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발언이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즉 FFVD를 고집하면서 '빅딜' 전에는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미국을 향해 '중국 카드'를 흔들어 보인 것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을 향한 불만을 토로한데서도 이런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유관국은 미국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시 주석도 한반도 이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 안정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중국 역시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있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 처지다.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야 하는 미국에 '북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북한을 국빈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두번의 대규모 환영행사…극진한 예우=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대한 북한의 극진한 예우에서도 북중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내외가 직접 공항까지 나가 영접한 것은 물론 공항 이어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두 차례 대규모 환영 행사를 진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해외 지도자가 금수산 태양궁 광장에서 환영 인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항에는 1만 명의 환영 인파가 몰렸고, 오픈카 등을 이용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이동하는 거리 곳곳에도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나와 조화를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시 주석을 환영했다. 시 주석은 방북 첫날인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환영만찬과 집단체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둘째날에는 양국 수교 70주년과 '북중혈맹'을 강조하고 위해 북중 우호탑을 찾고, 김 위원장과 고별 오찬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박 2일간의 북한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 20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와 영접했다고 중국중앙방송 등이 보도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비핵화 대안 제시됐을까= 시 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는 않지만 시 주석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련국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미국을 움직일 새로운 비핵화 양보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던 배경이기도 하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19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전망을 제기했다. 중국 중앙(CC)TV 보도를 통개 공개된 두 정상의 발언에서는 관련 내용이 없었지만 비공개된 대화에서 관련 의견 교환이 있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약 있었다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순안공항에서 금수산 태양궁전 광장으로 향하며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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