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억압받는 남성도 여성을 억압”…사회 진보의 증거는 ‘여성의 용기’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9.06.21 06:20

[따끈따끈 새책]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대를 정면돌파한 여성 100인

“전 세계가 공유하는 통념이 있다면 바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인식이다.”

저자가 최초의 여성 ‘루시’가 존재했던 320만 년 전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당당한 여성 100인’을 선정하면서 깨달은 만국 공통의 가치관이다.

특히 저자가 ‘미투 운동’ ‘호주제 폐지’ ‘낙태죄 헌법 불합치’ 등 한국 사회변화를 지적하며 박수를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을 지금이라도 ‘시작’했기 때문.

그 ‘시작’ 이전에 시작한 여성들은 가려졌을 뿐, 없었던 존재들이 아니었다. 여성 100인은 한때 어떤 사회 기준에서는 ‘최악’으로 평가받았고, 그럼에도 용기와 지성으로 무언가를 ‘최초’로 시도했다. 성별로 인한 장애물에 굴복하지 않고 과감하게 뛰어넘고자 했던 그들 모두 ‘최고’의 여성이었다.

최초로 여성 외과의사가 되어 여성 병원을 열었던 엘리노어 데이비스 콜리, 최초로 남성 누드화를 그렸던 화가 쉬잔 발라동, 여성 최초로 올림픽 경기에서 우승한 테니스 선수 샬롯 쿠퍼 등 ‘최초의 그녀들’은 후대 여성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도록 물꼬를 터줬다.

심지어 최초의 여성 갱단 두목이었던 스테파니 세인트 클레어도 나름대로 여성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프랑스 대혁명은 남과 여의 합작품이었지만 공은 남성에게 돌아가고 여성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받았다. 올랭프 드 구주는 이에 반발해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을 발표하고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가장 억압받는 남성도 아내라는 존재를 억압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아내는 프롤레타리아 중의 프롤레타리아이다.” 1830년 플로라 트리스탕은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인식한 뒤 이렇게 말했다.

플로라는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모든 노동자들이 연합할 것을 강조했고 신념을 위해 집회를 열다 열병으로 사망했다.

흑백 인종분리법이 득세하던 1955년, 백인 남성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요구한 버스 운전자에게 “싫어요”라는 한 마디를 던진 로자의 용기로 미국에선 모든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미국인들의 의식 수준도 혁신됐다.

여성의 욕망은 용기가 되어 사회 전반에 정의와 평등의 가치로 실현됐고 그것은 결국 인권과 삶의 주인의식으로서의 의미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의 발간을 성별의 대립을 유도하는 목적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여성의 지위 변화야말로 민주적인 지표이고 덜 발전된 사회일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나탈리 코프만 켈리파 지음. 이원희 옮김. 작가정신 펴냄. 344쪽/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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