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 '제값받기' 포기한 2가지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9.06.21 04:20

우량자산 중심 질적성장 영업전략 포기…대형 시중은행 공격적 영업+시장금리 하락

Sh수협은행이 대형 시중은행에 치인데다 하락하는 시장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올해 세웠던 영업전략인 ‘제값받기’를 포기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최근 올해 영업전략인 ‘제값받기’를 일단 접고 시장 흐름에 맞춰 다양한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협은행은 2017년 10월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취임한 이래 소매 부문을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이를 위해 다른 은행과 달리 1년 새 영업점을 7개 늘리고 직원수도 144명 불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대출금리도 경쟁력 있게 제시해 자산을 전년보다 17% 늘렸다.

하지만 올해 수협은행은 금리를 정상화하고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는 ‘질적 성장’을 추구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랬던 수협은행이 시장에 순응한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영업이다. 서울시금고를 맡음과 동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신한은행은 공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초 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은행도 지주사 전환 첫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1월 이뤄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우리은행이 3.11%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반면 수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3.72%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1년 전에는 수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가 3.06%로 대형 시중은행(3.46~3.60%)보다 약 0.5%포인트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형 시중은행이 시장을 교란할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며 “이들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영업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수협은행이 궤도를 수정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때만 해도 시장금리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월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835%까지 올랐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1.4%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 제값을 받겠다고 고금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수협은행의 판단이다. 수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며 “수협은행이 은행권을 주도하는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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