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자사고' 학부모들 "혼란 극심한 학교 지켜달라" 행진(종합)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19.06.20 12:05

정동교회 앞 행진, '내로남불' 교육정책 주장
'1987' 언급…"헌법 무시하는 서울시교육청"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방침을 규탄하며 정동교회에서 교육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청이 자사고 폐지에 목적을 두고 자사고 운영 성과평가 계획을 발표했다"며 평가계획의 전면수정을 요구했다. 2019.6.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부모들이 올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 절차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6월 항쟁을 담은 영화 영화 '1987'을 언급하며 위헌적 방침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며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방침을 규탄했다.

이날 오전 전주 상산고의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올해 평가대상인 전국 24개 자사고 평가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서울에는 22곳의 자사고가 있는데 올해는 13곳이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달 안으로 평가를 마무리해 다음달 초까지 최종 결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약 1000명(경찰 추산 약 500명)의 학부모들이 모였다. 자학연 관계자는 "본래 학교당 20명 정도만 모이라고 했지만 준비한 노란 모자 1000개가 동났다"고 설명했다.

전수아 자학연 대표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획일화된 공교육을 주장하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그들이 과거 비판했던 강압식 교육정책을 내세우고 있다"고 힐난했다.

학부모들은 '하향평준화 교육정책 반대', '소통불통 교육감 반대', '내로남불 교육정책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정동교회 앞에서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4열로 줄지어 행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도로변 상인에게 피켓을 보여주며 "응원해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기준·지표에 따라 자사고 지정취소를 우려하고 있다. 대광고에 1학년 아이를 보내는 유모씨는 "교육적 목표의 지표가 아닌 폐지를 위한 지표를 들이대 자사고를 말살시키고 있다"며 "학생들의 혼란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방침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청이 자사고 폐지에 목적을 두고 자사고 운영 성과평가 계획을 발표했다"며 평가계획의 전면수정을 요구했다. 2019.6.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이동한 학부모들은 정문앞에서 자사고 폐지 추진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육청의 재지정평가 과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한 달간 재지정평가의 핵심 절차인 학교별 현장평가를 실시했었다.

자학연은 "근본적인 평가 취지에 맞지 않는 평가계획의 전면 수정을 요청했지만 교육부가 정한 표준안이라는 이유로 발뺌하며 수정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며 학교를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가위원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관련 없는 질문을 일삼았다"며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자사고를 흔들어 혼란과 불안을 주는 행위를 지속한다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평가 결과 미수용은 물론 모든 학교, 동문과 연대해 기필고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헌적 방침이라는 성토도 나왔다. 영화 '1987' 이야기로 입을 뗀 한가람고 학부모 하모씨는 " 1987년 6월 항쟁으로 만들어진 헌법을 무시한 채 획일화된 공교육을 (교육당국이) 주장하고 있다"며 "교육선택권을 무시하는 서울시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극대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평가 결과가 나온 뒤 또 한 번의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전 대표는 "13곳의 재지정 평가 대상 중 1곳이라도 지정취소가 나오면 다같이(22개 자사고 학부모) 행동하겠다"며 "100만 동문과 연계해 광화문 광장을 (자사고 학부모들에게 나눠주는) 노란 모자가 물들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전주 상산고는 재지정평가 점수로 79.61점을 받아 2003년 자사고 지정 이후 16년 만에 일반고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 청문절차를 거쳐 교육부장관의 승인이 떨어지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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