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박찬우 박사팀은 원격 제어로 방사성 폐수 속을 유영하면서 세슘을 감지·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방사성 세슘은 물에 잘 녹아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제거가 까다롭고 반감기도 30여년에 이른다. 환경에 유출될 경우 장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사성 폐수 정화 과정에서 중요한 핵종 중의 하나다.
현재 세슘 제거에 주로 사용되는 흡착제의 경우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까다로운 준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사용한 흡착제와 설비 자체가 2차 폐기물로 남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개발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은 머리카락 두께의 10분의 1인 7㎛(마이크로미터) 크기다. 육안으로는 파우더처럼 보인다.
세슘을 흡착하는 페로시안화구리를 입힌 이산화규소 마이크로입자가 기본 몸체로 입자의 한 쪽 면에는 백금 촉매와 니켈을 코팅해 운동 능력을 갖췄다.
방사성 폐수에 미세 로봇과 과산화수소를 함께 넣으면 백금 촉매와 과산화수소가 화학적으로 반응하며 산소 방울이 생기는데 이를 추진력으로 삼아 움직인다.
이 미세로봇은 물 속에서 이동하며 방사성 세슘을 빠른 속도로 제거할 수 있어 움직이지 않는 기존의 수동형 흡착제에 비해 세슘 제거 속도가 60배 빠르다.
폐수 속에 세슘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나트륨과 같은 경쟁 이온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98% 이상의 세슘을 성공적으로 제거해 폐수 정화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우 박사는 "미세 수중로봇은 방사성 폐수 처리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계 환경 정화, 산업 폐수 정화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며 "보다 더 친환경적인 추진체를 개발하고 원격제어기술을 보완하는 등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5월 호에 게재됐다. 또 이 기술은 지난 달 27일 관련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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