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선 남하' 軍 뒷북대응 "경계실패 책임 묻겠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19.06.19 13:28

[the300]엔진 가동해 기동한 사실도 뒤늦게 공개…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2일 밤에 NLL 넘어와

지난 11일 속초 동북방 161km 지점(NLL 이남 약 5km 지점)에서 표류중인 북한 어선 1척을 우리 해군 함정이 발견해 예인하고 있는 모습. 이 어선은 북측으로 귀환 의사를 밝혀 북측으로 돌려보냈다. 4일 뒤인 15일에는 북한 주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 삼척항에서 발견됐다. 해당 사진은 11일 북으로 인계된 어선 / 사진 = 뉴스1

북한 소형 목선이 아무런 제지나 사전 포착 없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동해 삼척항까지 진입한 사건에 대해 군이 뒤늦게 경계작전 실패 책임을 인정했다. 당초 '군의 경계태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관련자 문책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19일 "군·경·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사와 군 자체 조사를 통해 일부 과오와 (대응태세) 미비점이 발견됐다"면서 "지휘책임 소재를 파악해 시시비비를 가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이날 "경계 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작전 및 근무 기강을 바로잡고 정신적 대비 태세를 굳건히 한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반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17일 북한 어선의 남하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한 이유는 선체 크기가 작아 선박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높이 1.3m, 폭 2.5m의 소형 목선이어서 군의 레이더 운용요원들이 파도의 반사파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은 당시 경계태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해상레이더 등 장비 상의 한계로 정확한 식별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12일 밤에 NLL 넘어 = 군은 이날 그 동안의 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군 발표에 따르면 15일 오전 삼척항에서 주민 신고로 발견된 북한 목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를 출항했으며 12일 밤 9시쯤 NLL을 넘어왔다.


목선은 NLL을 넘어오기 전인 10일 NLL 북방에 있는 북측 어선군에 합류해 위장조업 활동을 했다. NL을 넘어와 13일 오전 6시 울릉도 동북방 30노티컬마일 (1노티컬마일 = 1.85kn)해상에서 정지했으며 오후 8시쯤 기상 악화로 표류했다.

이어 육지방향을 향해 최단거리 항해를 시작해 14일 오후 9시쯤 삼척항 동방 2∼3노티컬마일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했다.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했으며 오전 6시20분쯤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이날 오전 6시 50분쯤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고 오전 7시 35분 해양경찰청 경비정이 목선을 동해항으로 예인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목선은 엔진을 가동해 이동했다. 군은 지난 17일 발표 때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기상 악화로 인해 표류한 것으로 발표했다.

목선에는 발견 당시 4명이 타고 있었다. 2명은 어선 내부에, 2명은 방파제에 나와 있었다. 신고자가 방파제에 나와있던 1명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군은 "4명 중 2명은 최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으며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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