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기름 대신 해운업계, 스크러버 설치 늘린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9.06.17 16:12

IMO 환경규제 대비 2017년 11월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초기 비용 들지만 싼 연료 사용 가능


해운업계의 스크러버(황산화물 배출 저감장치) 설치가 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 2020’에 맞추기 위해서다.

IMO는 2020년부터 세계 선박에 대해 운항 중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했다. 선사들은 △저유황유(황 함유율이 0.5% 이하) 사용 △스크러버 설치 △액화천연가스(LNG) 사용 선박으로 전환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17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스크러버를 설치했거나 설치 예정인 컨테이너선은 844척(809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파라이너가 조사를 시작한 2017년 11월 말 300척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대 중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선박은 선복량 기준 36%다.

업계에서는 운송선박 대부분이 저유황유를 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스크러버 설치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덴마크)는 저유황유 사용을 원칙으로 발표했지만, 스크러버 설치 투자금액을 8000만달러에서 2억6000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저유황유 확보 계약물량이 전체 벙커C유 사용량 대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크러버 장착 적극적인 MSC(스위스)는 180척에 스크러버 설치를 추진한다. 최근 86척 설치 자금으로 약 4억4000만달러를 마련했다. 에버그린(대만)도 90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일본) 역시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방침이다.

현대상선도 스크러버를 주요 대응 방안으로 선택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7월 스크러버를 장착한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인도받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컨테이너선 19척에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포함해 운영 선대(70척 전후)의 약 70~80%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의 스크러버 설치 증가는 저유황유 가격 상승 우려와 늦어지는 LNG 연료 엔진 보급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고유황유 대비 약 40% 이상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저유황유는 일시적인 수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스크러버 설치 비용도 최근 수요 급증에 한몫하고 있다. 현재 설치비용은 척당 300만~500만달러 사이로, 1년 전의 500만~800만달러에서 대폭 하락했다. 천강우 한국선급 센터장은 "저유황유는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급등 가능성이 있다"면서 "스크러버 설치는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고 저유황유 가격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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