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우루과이 전역 대규모 정전…오후 들어 복구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6.17 08:35

아르헨티나 전력망 고장으로 대규모 정전 발생…오후 들어 전력 공급 재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상점 주인이 정전 속에서 영업을 위해 촛불을 켜고 있다. /사진=로이터

남미에 있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3개국에서 나라 전체가 한꺼번에 정전 사태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간) 오전 아르헨티나의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전력망을 공유하는 주변국까지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약 48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구스타보 로페테구이 아르헨티나 에너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오전 7시 7분 고장나 전국에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며 "자세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2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전에 대한 모든 원인을 조사할 것이지만 전력 시스템이 해킹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정전으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꺼지면서 운전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출근 시간 지하철과 기차도 운행을 중단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는 데미안 루이스 마르티네스는 "곳곳에서 자동차 충돌 사고가 있었다. 마치 좀비 도시 같았다"며 "그런데도 교통 정리 경찰을 볼 수 없었다. 정전이 한밤중에 일어난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전기로 가동하는 수도 시스템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물 공급도 끊겼다. 아르헨티나 수도업체 아이사는 "정전으로 인해 1400만 가구에 물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대부분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의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산테페, 산루이스, 포르모사 주에서 있었던 주지사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휴대전화 불빛 아래 투표를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가 최소 1시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 투표장. /사진=로이터

오후 들어 아르헨티나 절반 가량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아르헨티나 당국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전국의 56% 지역이 복구됐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정오 트위터를 통해 "에너지부 관리들이 완전한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루과이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복구가 완료됐다.

아르헨티나 전력망은 수년간 전기 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수송 시스템의 전반적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다. AFP는 "브라질에 이어 남미에서 두 번째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아르헨티나에서 정전은 비교적 흔하게 일어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전력망 고장이 이웃 국가의 정전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은 남미 국가들이 전력망을 상당 부분 공유하기 때문이다. NYT는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과 전력 상호 연결을 통해 전력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날 대규모 정전의 원인을 전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4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살토 그란데 댐의 수력발전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 남부 지역과 칠레, 볼리비아 일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해지기도 했지만, 브라질과 칠레 정부는 피해가 없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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