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핵담판 테이블 세팅..북미 친서→실무→정상회담 가나

머니투데이 최경민 ,최태범 ,김성휘 기자 | 2019.06.17 05:04

[the300](종합)북유럽 순방, 국제무대서 北 비핵화 행동 촉구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전신 기자 =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톡홀름 스웨덴 의회 구 하원 의사당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6.14.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6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9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할 것을 공개 제안했다. 북한에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으로 열흘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을 결심하고 응답한다면 업그레이드 된 평화 프로세스가 가동될 수 있다.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이어온 북미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실무라인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순방 기간 문 대통령의 북핵 메시지는 크게 '오슬로 구상'과 '스톡홀름 제안'으로 나뉜다. 지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 개념을 제시했다. 지난 14일 스톡홀름의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했다.

이는 북미 핵담판 테이블을 다시 만들기 위한 취지다. '하노이 노딜' 이후 멀어진 북미 양측 사이에서 김 위원장의 협상 의지를 명확히 끌어내고자 했다. 지난 4월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한 '비공개 메시지'도 문 대통령 손에 있다.

김 위원장에게는 자신을 만날 때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들고와야 한다고 못박았다. 체제보장과 제재해제를 위한 선(先) 비핵화 조치를 당부한 것이다. 실질적인 조치는 '영변 플러스 알파', 즉 비핵화 로드맵에 따른 타임테이블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핵심 경제제재 5개의 맞교환을 내밀었다.

일단 '노딜'의 '먼지'(충격파)는 가라앉았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간 친서에 대해 "친서가 전달될 것이라는 사실, 전달을 받았다는 사실, 친서의 대체적인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고 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북측과도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파악하기 힘든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거듭 "남북은 다양한 경로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6.01.(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우리 정부가 실제 북측의 확답을 받은 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대화의 문 앞에서 고민하는 북측이 확실히 문을 두드리게끔 문 대통령이 잡아끄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6월 중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대성공, 김 위원장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답변만 와도 성과다.

김 위원장이 답을 하지 않을 경우는 실패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명확한 의지 없이 대화 재개에만 동의해도 반길 수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 때문에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주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난다.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위한 구체적 방안 조율이 예상된다.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도 이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방한기간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의 친서, 북미 실무협상 수순은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북미는 올 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건 대표의 방북협의 등을 거쳐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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