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아쉬운 패배에도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박수(종합)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19.06.16 03:43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졌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응원…쓰레기도 깔끔히 정리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이 울려 퍼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마치 2002년을 방불케 했다. 후배들은 17년 전 선배들의 4강 신화를 훌륭하게 재현했고 시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세 이하(U-20) 남자축구 대표팀은 16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졌다. 준우승은 FIFA가 주관하는 남자축구 대회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다.

◇서울에서 폴란드까지 뜨거운 응원 보낸 시민들=이날 밤 10시부터 대한민국 응원단을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의 행렬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낮에 급작스런 비가 내린 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이른 시간부터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경기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후끈 달아올랐다. 전반 2분 김세윤 선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상대편 선수에 걸려 넘어지면서 VAR 판독에 들어갔다. 전광판에 다시보기가 흘러나오자 응원단은 페널티킥을 확신하는 듯 환호를 보냈다. 결국 페널티킥 판정이 나왔고 '에이스' 이강인선수가 상대 골키퍼를 속이며 깔끔하게 득점에 성공하자 "대~한민국"이 울려 퍼졌다.

전반 33분, 우크라이나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한 시민은 두 손을 꼭 모은 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전광판을 응시했다. 응원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다시 응원 열기를 높여갔다.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 대 우크라이나의 경기가 열린 16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반전 시작 직후 이강인 선수가 볼을 뺏기지 않고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자 응원석에서 "대박"이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흥분도 잠시. 우크라이나가 후반 7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1-2로 뒤진 채로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후반 23분, 24분 두 차례 연속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자 탄식이 나왔다. 특히 8강전에서 이강인 선수의 코너킥을 이지솔 선수가 헤딩 득점으로 연결한 것과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응원단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후반 대한민국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다시 한번 "제발 하나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고 골 기회가 무산될 때마다 다들 머리를 부여잡았다. 후반 막판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골을 허용하며 결국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패배에도 "자랑스럽다, 잘했다" 격려 이어져=시민들은 20세 이하 대표팀에게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경기가 끝난 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던 김정민씨(27)는 "오늘 경기에 져서 아쉽지만 지금까지 이뤄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월드컵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모씨(42)는 "어린 친구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오늘 늦은 시간까지 응원한 것이 전혀 아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시민들은 이강인 선수가 대회 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다 같이 박수를 보냈다. 이영지(27)는 "이강인 선수가 나이도 어리다고 들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너무 잘했다"며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응원이 끝난 후에도 응원단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대부분 나가는 길에 본인이 사용하고 남은 쓰레기를 출입구에 있는 쓰레기통에 담아 버리면서 좌석에 남은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청소를 하던 한 용역업체 직원은 "이 정도면 평소에 나오는 쓰레기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애국가가 나오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형 태극기가 올라가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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