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건' 비닐봉지 신고자 사죄 "욕설 자제해달라"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19.06.13 15:37

"동물 사체 일부겠지라는 마음으로 봉지 묶지 않고 버려…이후 112 신고"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은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고유정(36)이 살해한 전 남편 강모(36)씨의 시신 유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신고자인 어민이 당시 상황을 고백했다.

13일 보배드림 커뮤니티에는 '고유정 사건의 부패물 의심 신고자 본인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2일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7분쯤 어민 A씨가 완도 고금도 장보고대교 인근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이 어민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저는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바와 같이 전남 완도군 고금면의 A 지역에서 수산 양식업에 2년째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일 오전 11시경 양식장 시설물을 청소 하던 중 그물에 걸린 신체 일부분과 비슷한 조직을 발견하여 건져내어 별 생각 없이 해류로 흘려 보냈다"며 "12일 오후 17시 45분 경 양식장 시설물을 청소 하던 중 시설물 사이에서 풍선처럼 팽창된 문제의 검은 비닐 봉지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라면 그냥 흘려 보냈을 것이다"라며 "제가 발견한 검정 비닐 봉지는 풍선처럼 팽창되어 있었으며 수면 위에 온전히 떠 있었으며 두 번에 걸쳐 단단히 묶여 있었다. 태어나 맡아 보지 못한 악취가 역겨웠다"고 밝혔다.


A씨는 내용물을 열어보고 신체 일부분을 확인했다. 그는 "악취가 심해 '설마 신체 일부겠어? 동물 사체 일부겠지!' 라는 마음으로 시설물과의 1m 남짓 거리의 바다 밖으로 두 봉지를 묶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바다로 던져 버렸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고유정 사건'이 생각나 112에 신고를 했다. 경찰관 2명과 함께 봉지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의 비난이 커지자 A씨는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을 전한 것이다.

A씨는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저의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에 저의 초동 대처가 매우 미흡해 일을 너무 크게 키워 버린 점 그리고 이 사건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정중히 사과 드린다"며 "다만 절대 욕설 비난 비아냥은 간곡히 자제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전 남편 강모씨(36)를 살해하고 사체손괴·유기·은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고유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완도로 가는 여객선 해상에서 시신의 일부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따라서 A씨가 신고한 비닐봉지에 고유정이 버린 시신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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