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정남 CIA 요원설'…이번엔 WSJ?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6.11 11:31

"2017년 2월 CIA 접촉 위해 말레이시아 방문"…WP 기자, 김정은 평전 이어 두번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고(故) 김정남의 생전 모습./사진=뉴스1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이라는 주장이 미 언론을 통해 재차 제기됐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저서에 언급한데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이어진 것이다.

10일(현지시간)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으며, 정보기관 첩보원들과 수차례 만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김정남과 CIA 사이 연결고리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김정남이 2017년 2월을 방문한 것은 CIA와 접촉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러나 유일한 목적은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의 사주를 받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2명으로부터 얼굴에 신경작용제 VX 공격을 받아 살해됐다. 북한은 김정남의 죽음 연루설을 부인해왔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3월과 5월 용의자로 지목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을 석방했다. 이로써 살해 가담 인물이 모두 구속을 벗어나 사실상 사건은 종결됐다.

이 관계자는 "미 정보당국자들은 김정남의 죽음 직후 CIA와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처음에는 안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 3개월 뒤인 2017년 5월 일본 아사히신문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계 미국인을 만났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해당 인물을 미국 정보기관 첩보원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CIA 연루설이 제기됐다.

앞서 영국 더타임즈는 지난 7일 WP 애나 파이필드 기자가 쓴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 발췌본을 인용해 "김정남은 CIA 정보원"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애나 파이필드는 WP의 베이징 지국장으로 한반도 전문 취재 기자다. '마지막 계승자'는 이날 출간된다. WSJ는 해당 책을 접하지 않고 독자적인 취재를 통해 이 내용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파이필드는 저서를 통해 "김정남이 CIA 정보원으로 활동하면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미국 CIA 요원들과 만나 정보를 제공했다"며 "김정은이 이런 대화를 배반 행위로 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정남과 CIA의 밀월관계는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북미 사이 비핵화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에서 알려져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복수의 전직 미 당국 관계자는 "오랜 기간 북한을 벗어나 살아와 권력 기반이 없는 김정남이 북한의 내부 소식을 구체적으로 전했을 것이라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전부터 중국 등 주변국은 김정은이 위험에 빠질 경우, 김정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왔다"며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김정남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WSJ은 "마카오 등 중국 영토에 주로 거주했던 김정남이 다른 여러 나라, 특히 중국의 정보기관과 접촉해 온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CIA와 중국 당국은 김정남 관련 WSJ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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