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당첨 어렵다” 대구·광주 아파트 청약열풍 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9.06.10 14:40

청약 경쟁률 수십대 1 육박…광주 27억 최고가 아파트도 완판

아이에스동서가 지난달 23일 오픈한 '수성 범어 W' 모델하우스에 4일간 4만7000여명이 방문했다. /사진제공=아이에스동서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은 하향세로 돌아섰지만 대구와 광주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입지가 좋은 단지는 수만 명의 청약인파가 몰리고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높게 책정한 최고급 단지 수요도 탄탄하다.
 
지난달말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한 ‘수성범어W’는 276가구 모집에 1만1084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 40.16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57만원으로 지난해 분양한 ‘힐스테이트 범어’(3.3㎡당 2058만원)에 이어 대구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전용 84㎡ 분양가는 7억3000만원선으로 서울 강북권 신축단지와 비슷하다.
 
같은 시기에 분양한 ‘동대구 더샵 센터시티’(27.55대1) ‘힐스테이트 감삼’(32.67대1)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 아파트 청약열기도 뜨겁다. 지난달말 분양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1·2단지 433가구 모집에 2만9261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당첨되려면 67.57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분양가 18억원짜리 초고층 펜트하우스도 6가구 모집에 100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이달 초 신세계건설이 광주 서구 농성동에서 분양한 ‘빌리브 트레비체’(조감도)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200만원대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분양가격은 전용 136㎡·137㎡·139㎡가 12억~14억원선이며 4가구가 공급되는 전용 190㎡는 22억원대, 각 동 최고층에 1가구뿐인 전용 205㎡는 27억원대다.
 

신세계건설이 광주 서구 농성동에 분양한 '빌리브 트레비체' 단지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건설
분양가격이 지역 신축단지 시세보다 30% 이상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됐지만 기우에 그쳤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17대로 모든 평형이 완판(완전판매)됐고, 특히 분양가 27억원대 펜트하우스 2채는 광주 거주자만 11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최근 대구·광주지역 인기단지 당첨자의 청약가점은 평균 60점대로 40~50점대인 서울 강남권 단지보다 높다.
 
이는 대구와 광주에서 2000년대 초반 이후 10년 넘게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았다는 지역적 특성과 함께 지역 내 고소득층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분화현상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대구 수성구는 법원, 행정기관, 금융권 등이 몰려있어 고소득층 화이트칼라 직군이 많고 광주 서구와 남구도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소득이 높다”며 “이들은 일대 다른 지역보다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도 가격 상승기엔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가 더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도 가격방어가 잘된다”며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기를 경험한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에서도 지역 내 상위 1% 고소득층만을 위한 고급주택 수요가 자리잡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상주인구가 적어 청약수요가 많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에선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 이달 초 삼부토건이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에서 분양한 ‘주문진 삼부 르네상스’는 214가구 모집에 3명이 청약해 211가구가 새주인을 찾지 못했고 광신종합건설이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에서 공급한 ‘전주 반월동 광신프로그레스’는 188가구 모집에 19명만 청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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