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의장, '금리인하' 시사…무역전쟁이 불러온 '비둘기'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06.05 03:53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경기확장 유지 위해 적절하게 대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중앙은행 수장이 직접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동안 금리동결 방침을 고수해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까지 무역전쟁을 명분삼아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로 돌아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the expansion)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둔화되거나 경기위협 요인이 가시화될 경우 정책금리 인하 등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뜻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지난해말 이후 파월 의장이 직접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는 2.25~2.50%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모른다"며 "우리는 무역전쟁이 미국 경기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도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리 시대의 눈에 띄는 통화정책 도전 과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무역전쟁을 고려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미국의 정책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통하는 불러드 총재는 전날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을 조정하고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비하기 위한 하향적 정책금리 조정이 곧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연준 위원이 공식적으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은 경기둔화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는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나오는 신호는 현재의 금리가 부적절하게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무역전쟁이 전세계적으로 기업 투자를 저해해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적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통한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OMC가 오는 11월 이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90%, 12월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80% 반영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이달까지 120개월, 즉 10년째 경기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다음달까지 경기확장 추세가 유지된다면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 경기확장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경기확장 기간은 평균 58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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