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저 예상밖 부진…세계 제조업 위험수위 도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6.04 10:55

5월 세계 제조업PMI 49.8…2012년 10월 이후 최저
美 PMI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무역전쟁 때문

미국 미시간주 디이본에 있는 자동차 업체 포드 공장 모습. /사진=AFP


세계 제조업이 위험하다. 무역전쟁으로 공급망에 구멍이 뚫리고, 소비가 줄면서 세계 곳곳에서 경고신호가 켜졌다. 나 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도 제조업 경기 둔화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계 경제분석기관 IHS마킷은 3일(현지시간) 지난달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8로 한 달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럽의 국가부채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10월 이후 약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주문과 생산 현황을 파악해 수치화한 것으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항목별로는 신규수주가 전달보다 0.6포인트 떨어진 49.5에 머물렀고, 생산은 50.1로 '확장' 선에 턱걸이를 했다. 고용지수는 4월 50.6에서 5월 49.9로 0.7포인트나 떨어지면서 2016년 8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50선이 무너졌다.

세계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역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 유럽, 멕시코, 인도 등과 무역 마찰을 빚으면서 경제 활동이 급속히 둔화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불안해진 기업들이 발주, 생산, 투자 등을 주저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에 따르면 2017년에 5% 가까이 증가했던 세계 무역 규모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2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이 더 격화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올 1분기 3.2%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 제조업도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미국 제조업 PMI는 50.5로 200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보다 2.1포인트나 떨어지며 약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종합경기지수도 전달보다 0.7포인트 내린 52.1로 시장 예상치 53을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생산과 수주잔고도 2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의 악재가 겹친 유럽은 침체가 심화했다. 영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PMI가 각각 49.4와 47.7에 머물렀다. 중국이나 아시아도 점차 낮아지며 50에 근접했다. 블룸버그는 "제조업은 이미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4. 4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