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단 스토리, 외국어 공략해 '해외취업' 뚫어라"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9.06.03 04:50

[2019 글로벌일자리대전 해외취업 지상좌담회]"해외근무, 상향식 의사결정·토론문화가 장점…언어 실력은 필수, 발전 가능성 보여줘야"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019 글로벌일자리대전 해외취업 지상좌담회]-해외취업 선배들이 전하는 경험담과 성공 비결

◆참석자(가나다순)
△김보름 중국 BMW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Brilliance Automotive) 인사(HR) 담당
△김예림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 헤드코치(전 사우디아라비아 왕립대학 근무)
△노수정 일본 아빔컨설팅 신입사원 내정자
△우나리 일본 QCCCA 창업자(전 야후재팬 근무)
△정다운 미국 백터네이트(Vectornate) 연구원
△최정락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호주 시드니무역관 차장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동 가라' 발언은 '취업절벽'에 절망하던 많은 청년들에게 분노를 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시대 높은 역량을 갖춘 우리 청년들의 해외 진출은 자연스러운 일. 2015년 2903명 수준이던 해외취업자 수는 지난해 5783명으로 두 배 늘었다. 희망자도 증가 추세다.

KOTRA는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 해외 취업 박람회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개최했다. 15개국 184개 기업이 총 1121명을 채용하기 위해 현장 면접에 나섰다. 머니투데이는 이를 계기로 행사 첫날 '해외취업 지상좌담회'를 열어 미국과 일본, 중국, 호주, 중동 지역 취업 경험자와 취업지원 담당자를 만나 해외취업 성공 스토리와 노하우를 들어봤다.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정다운 미국 백터네이트(Vectornate) R&D 연구원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해외취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정다운 미국 백터네이트 연구원(이하 정)=국내에서 일하던 중 다른 직장 문화를 느끼고 싶어 해외취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국 채용 시장은 공채 시스템이 아니라 수시로 정보를 직접 얻어야 했다. 지난해 글로벌일자리대전을 통해 관심 있는 기업과 직종에 지원했고 오퍼를 받았다.

▶노수정 일본 아빔컨설팅 신입사원 내정자(이하 노)=일본어를 전공했기에 이를 살려 취업을 하고 싶어 글로벌일자리대전을 통해 취업활동을 했다. 현 회사에 2017년 지원했지만 당시엔 떨어졌다. 기업과 직무, 나 자신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거쳐 지난해 다시 지원해 합격했다.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노수정 일본 아빔컨설팅 신입사원 내정자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보름 중국 BMW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 HR 담당(이하 김)=호텔경영학 전공을 살리고자 중국 호텔 실습생으로 해외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서 철수하던 호텔이 반대로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것을 봤다. 중국의 시장성에 눈을 뜨고 취업을 본격 준비하게 됐다.

-해외에서 근무해보니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정=한국은 조직적인 문화라 개인의 의견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토론이 많은 미국 회사는 탑-다운(상의하달)이 아닌 바텀-업(상향식)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김=중국은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를 보는 시각이 우리와 다르다. 한국은 스펙, 학력을 중시하지만 중국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겪었는지 스토리에 집중한다. 업무 중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여러 국가 출신이 함께 일하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어 좋다.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가장 중시해야 하는 부분은.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김보름 중국 BMW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Brilliance Automotive) HR담당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정=영어 실력은 필수다. 원어민 수준은 아니더라도 영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또 3D 모델링 등 전공 지식을 이력서와 커버레터에 잘 녹이려 노력했다. 앞으로 트럼프 정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외국인 취업이 어려워질 게 확실하다. 하지만 경력 등을 잘 살리면 충분히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노=일본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허들이 높지는 않다. 영어 능력도 갖춘다면 더 좋다. 경력이나 스펙 보다 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일본 기업은 '포텐셜 채용'이라 해서 앞으로 키워낼,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주목한다. 확실한 커리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김=중국 취업을 위해서는 언어와 취업비자에 신경써야 한다. 중국인들은 외국인이 중국어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외국인에게 비자를 잘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북방, 남방 등 지역마다 문화가 굉장히 다른 만큼 지역별 준비가 필요하다.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최정락 KOTRA 호주 시드니무역관 차장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최정락 KOTRA 시드니무역관 차장(이하 최)=영어 실력은 기본이다. 지난해 호주가 비자 제도를 폐쇄적으로 개편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인력부족 현상이 많아 기회가 있다. 호주는 이직을 하면서 몸집을 불리는 게 통상적이다. 작은 회사라도 업계에 먼저 들어가 인정 받아야 한다.

-각 국가별로 한국 청년들이 도전해 볼 만한 유망 직종은.

▶정=현재 미국 취업시장에서 한국인은 전문직, 특히 회계 분야에 많이 진출해 있다. 앞으로는 임베디스 시스템 엔지니어 등 정보기술(IT) 분야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

▶노=일본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T 분야에 기회가 많다. 지금은 이과적 지식이 없더라도 기업에서 가르쳐주며 키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도전할 기회가 많다.

▶김=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있는 지역으로 취업을 노리는 게 가장 쉽다. 서안이 대표적이다. 호텔 업계에서도 한국인이 많은 지역은 한국 직원을 주로 구한다.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우나리 일본 QCCCA 창업자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최=회계 분야가 한국 유학생이 많이 진출하는 분야다. 또 호주는 직업의 귀천이 없는 나라다. 기술직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해외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던 중 현지에서 창업을 했다. 해외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2019.05.31 글로벌일자리대전 연계 지상좌담회 - 김예림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 헤드코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우나리 일본 QCCCA 창업자=SI(정보시스템) 회사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다 고민상담 커뮤니티 서비스를 창업했다. 일본에서 오래 일하며 주변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생기자 창업을 할 수 있었다. 창업은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일이기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창업을 권유하고 싶다. 일본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이 많아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중동의 근무 환경은 어떠한가. 취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김예림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 헤드코치=중동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인샬라'다. 모든 것을 다 신의 뜻으로 돌린다는 얘기인데, 모든 업무도 신의 뜻인 만큼 빠른 처리를 기대할 수 없다. 남녀의 식당 입구가 다르다든지 종교적 차이도 크다. 다른 문화를 최대한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랍어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아랍어 학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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