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일본 오리콘뉴스는 제목에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표현을 넣어 일본 내 금욕상자 인기 현상을 기사로 다뤘습니다. 오리콘은 유명 음반 순위인 오리콘차트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작은 금고의 원래 이름은 '시간잠금 컨테이너'. 2013년 미국에서 등장한 제품으로 이듬해 일본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리콘뉴스에 따르면 일본에서 이 제품이 갑자기 화제가 된 것은, 지난 4월 한 도쿄대학생이 트위터에 올린 금욕상자 소감글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공유된 횟수만 6만7000이 넘고 18만명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을 만큼 공감을 표한 사람이 많은데요. 그의 글은 이렇습니다.
금고는 원하는 물건을 넣고 잠금시간을 1분~10일 사이 정하면 5초 후 잠기게 돼 있습니다. 앞의 학생은 공부할 때 휴대폰을 넣고 잠갔던 건데요. 그의 트위터 글이 화제가 되면서 이 금고에 금욕상자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제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오리콘뉴스에 "금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표 달성, 건강 등 이상적인 생활을 만드는 데 도움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한두달 만에 팔리던 물량이 2~3일에 다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담배, 초콜릿, 게임기 등을 여기에 넣습니다. 일부 주에서 대마초가 합법인 미국에서는 이를 통해 대마초 흡연량을 줄였다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물론 금욕상자가 최근 화제가 되면서 가장 많이 나온 반응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과 관련된 것입니다.
한 사용자는 트위터에서 "휴식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만지면 제대로 못 쉬는데 이걸 쓰니 진짜로 눈 감고 쉬는 데 전념할 수 있다"고 금욕상자 경험담을 올렸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하루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어뒀다. 사람들을 보거나, 광고를 보거나, 창밖의 경치를 보았다"며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한 경험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1월 영국에서는 미국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공연을 하며 관객들이 휴대폰을 쓰지 못하도록 한 일이 있습니다. 1만여 관객이 입장할 때 잠금장치가 달린 휴대폰 주머니를 나눠주고 잠가버린 건데요. 찬반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공연 시간 동안 관객들은 스마트폰 화면 불빛이나 전화 소리로 방해받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당시 한 관객은 "신선한 경험이었으며, 이것이 미래다"라며 극찬했습니다.
마구 쓰는 스마트폰은 때로 타인에게, 그리고 자신에게도 방해가 됩니다. 금욕상자의 인기가 누군가의 말처럼 "씁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려움을 이겨보려는 현대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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