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람선 대표 "큰 크루즈선과 부딪히면 구명조끼도 소용없어"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19.05.31 05:00

최경민 이랜드크루즈 대표 "한강수심 평균 4m 대형 크루즈 진입 어려워…새월호 참사 후 안전기준 대폭 강화"

이랜드크루즈 선착장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그렇게 큰 크루즈선과 부딪혀 반파된다면 구명조끼도 소용이 없습니다. 운항 상 문제가 가장 컸다고 봅니다. 이쪽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겁니다."

한강에서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크루즈의 최경민 대표는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사고가 사망자 7명, 실종자 19명 등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결정적인 원인은 구명조끼 미착용보다는 복잡한 항로와, 다수의 크고 작은 배들이 서로 뒤엉켜 운항한 데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바다와 강이 맞닿아 있는 헝가리 다뉴브강은 한강과 비교해 운항 선박이 많고 항로 또한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한강에서는 이랜드크루즈에서 운영하는 선박이 가장 큰 데다 최대 동시 운항 선박도 두 대여서 다뉴브강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강은 평균 수심은 3~5m이며 장마철이더라도 최대 10m를 넘지 않는다. 사고 선박인 '하블라니호'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킹 시긴호' 같은 대형 크루즈선은 진입하기 어렵다.
이랜드크루즈 뷔페선 '트리타니아호' 2층에 마련된 구명조끼 적재함이다. 적재함 문에는 구명조끼 사이즈와 수량이 적혀있다. /사진=김태현 기자

한강 유람선의 경우 안전점검이 철저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검사 기준과 안전 규칙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세월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선박에 대한 안전 검사는 육안 등으로 간단히 이뤄졌다"며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선박을 육지로 끌어올려 엔진까지 뜯어 살피는 '오버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명조끼와 구명발판 등 구명기구에 대한 안내도 강화했다. 실제 이랜드크루즈 선박에서 살펴본 구명조끼함에는 '대인'과 '소인' 등 구체적인 사이즈와 적재 수량을 명시해 놨다. 비상 시 구조 대상에 맞춰 신속하고 정확하게 구명조끼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재석 이랜드크루즈 마케팅 실장은 "승무원들이 빠르고 신속하게 구명 기구를 전달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며 "사진을 통해서도 착용법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현행법상 7인 이상의 유람선의 경우 구명조끼 착용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구명조끼에 대한 기준은 탑승 승객의 평균 10% 이상 수량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승선 이후 승객에 대한 안전 교육도 실시한다. 최 대표는 "1, 2층으로 나눠져 있는 만큼 승객을 한 곳에 모아 안전 교육을 진행하긴 어렵다"며 "구석구석 승무원을 배치해 구명조끼 착용과 대피로 등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크루즈 매표소에 써있는 신분증 확인과 승선신고서 작성 안내서다. /사진=김태현 기자

승선 시 신원 확인도 철저하게 진행한다. 신분증의 경우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공무원증, 국립대학생증 등 국가가 공인된 것만 인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도 유람선 탑승을 위해 현장 발권하는 고객들 중에 신분증이 없어 발길을 돌리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원증과 사립대학생증 등을 제시했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모두 돌아섰다.

최 대표는 "적재된 구명기구의 수량을 고려했을 때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탑승 승객 인원수가 정확히 파악돼야 한다"며 "신분증 미지참시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크루즈는 현재 한강에서 뷔페선 2척, 일반 유람선 3척 등 총 5척의 유람선을 운영 중이다. 탑승객 수는 주중 1000~1500명, 주말 3000~4000명으로 국내 대표 유람선이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