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우릴 불러들였다"…송대현 LG전자 사장의 '도전장'

머니투데이 클락스빌(미국)=이상배 특파원 | 2019.05.30 10:00

송대현 LG전자 사장 뉴욕특파원 간담회…"美 세탁기 매출 두자릿수 성장 목표"

송대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 / 사진제공=LG전자

"월풀(Whirlpool)이 우릴 불러들였다."

송대현 LG전자 사장(61·H&A사업본부장)이 2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다. 이날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열린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공장 준공식 직후 송 사장은 뉴욕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며 전의를 다지듯 이렇게 읖조리듯 말했다.

월풀은 2017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국 세탁기 산업 보호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의 세탁기에 3년간 50%의 관세를 부과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월풀은 심지어 삼성과 LG가 미국에 공장을 지어 단순 조립공장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면서 부품에 대해서도 5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로 지난해 2월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세탁기는 올해의 경우 120만대까진 18%, 초과분은 무려 45%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미국 세탁기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LG전자는 이제 월풀과 동등한 조건에서 전면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관세란 불이익 없이 맞붙을 경우 충분히 월풀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게 송 사장의 판단이다.

송 사장은 "올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한해 미국에서 팔리는 세탁기는 약 900만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공장에서 한해 생산되는 120만대는 모두 미국 판매용이란 점에서 이것만 해도 점유율이 약 13%다. 여기에 LG전자는 한국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세탁기도 비슷한 규모로 미국으로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게다가 LG전자의 주력 세탁기 모델은 대부분 높은 가격대의 품목들이다.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액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세탁기는 그동안 태국·베트남 공장에서 만들던 물량을 대체할 것"이라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현재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장 가동으로 국내 생산량과 고용이 줄어들진 않는다는 뜻이다.

공장 부지로 테네시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송 사장은 "거래선이 가깝고, 물류비가 적게 든다"며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의 질이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처에 미군 기지에 주한미군 출신들도 있는데, 그들을 따라온 한국 여성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영향과 관련, 그는 "미국 시장으로만 보면 유리해졌고, 전세계적으로 봐도 크게 불리한 건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에도 우리 공장들이 있는데 그곳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했다.

송 사장은 "앞으로 세탁기 외에도 관세 문제가 됐든 시장 문제가 됐든 여기서 생산하는 게 유리한 환경이 되는 제품은 들여와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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