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공항을 가로지르는 출국장면세점보다 훨씬 작았다. 약 100평(326m²)이었다.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업체가 서로 경쟁하는 출국장면세점과 달리 입국장면세점은 엔타스면세점 한 곳이 운영한다. 화장품, 홍삼, 주류, 초콜릿 등이 진열대에 올랐다. 담배는 정부 방침대로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전자담배 기기는 판다. 전자제품으로 분류돼서다.
가장 비싼 물건은 599달러짜리 골프채였다. 골프브랜드인 핑과 마루망에서 만든 드라이버였다. 출국장면세점에 즐비한 명품 제품은 없었다. 600달러가 넘는 물건은 애초부터 배제했기 때문이다. 입국장면세점 구매한도를 면세한도 600달러에 맞춘 결과다.
면세점 측은 주류가 주력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달호 엔타스면세점 인천공항점 점장은 "주류 제품은 무거워 출국할 때 갖고 나가면 불편함이 있었다"며 "출국장면세점에서 비행시간 때문에 면세물품을 사지 못했던 여행객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귀국한 김보경 씨(54)는 입국장면세점을 두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함윤주 씨(30)는 "요즘 인터넷이나 시내면세점에서도 면세품을 많이 구매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면세한도 600달러를 그대로 입국장면세점 구매한도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600달러 넘게 물건을 사는 건 실익이 없다. 600달러 초과분에 대해 관세를 낼 경우 시중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행객이 모든 출입국 과정에서 600달러까지만 면세물품을 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출국장면세점, 시내면세점에서 산 물건에 적용하는 출국 시 구매한도(3000달러)는 따로다. 단 600달러 초과분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업계는 면세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 600달러 유지는 면세업자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입국장면세점 운영 현황을 살펴 본 뒤 면세한도 상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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