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외교차관, ‘정상통화 유출’에 “범법행위 엄중문책”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19.05.24 13:13

[the300]조세영 외교1차관 취임사…조직쇄신 의지 강력히 표시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 순방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열린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국립외교원 공동 세미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4.26. dadazon@newsis.com
조세영 신임 외교부 1차관은 24일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을 통해 외부로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기강해이와 범법행위가 적발됐다”고 했다.

조 차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번 유출사건을 언급하며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부끄러운 사건이다. 신속하고 엄중한 문책조치와 재발방지 노력을 통해 하루빨리 외교부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외교부는 지금 비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하는 업무 문화의 창출, 인사원칙, 기강과 규율 확립 등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외교부 조직 쇄신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차관은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외교부의 조직과 일하는 문화는 미처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수십년 동안 계속 유지해오던 것이 이제 일종의 '제도피로'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교부의 미래는 없다”며 “외교부의 축적된 관습과 관행 가운데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미련없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외교부 직원들의 능동적이고 헌신적인 업무를 당부했다. 그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한데 따르는 책임은 저를 비롯한 간부들이 먼저 질 것”이라며 “다만 개인의 명백한 실책에 대해서는 응분의 신상필벌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차관은 외교부의 ‘갑질’도 경계했다. 그는 “우리 직장에서 소위 갑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갑질을 제기한 쪽과 제기당한 쪽 모두 공정하고 깊이 있게 충분한 조사검토를 거쳐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인사와 관련해선 “묵묵히 실력을 쌓고 업무에 헌신하는 사람,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을 찾아내고 발탁하는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내부 기강 확립에 대해 “해외근무를 반복해야하는 외교부의 특성 때문에 인사문제에 관해 개인적인 사유를 들면서 배려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사 명령에 대해서는 상명하복이라는 규율이 좀 더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의 입장에서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공직자, 특히 고위공직자와 본부간부가 마음에 새겨야할 것은 '희생'이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며 “공적인 이익에 봉사하겠다는 각오야말로 고위공직자의 기본자세”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며 “이럴 때면 으레 회의론이 팽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어렵게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조 차관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질서를 실현시키는 일에 한국외교의 명운이 걸려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세우는 일을 이루어내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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