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주 무슨일?"…줄줄이 52주 최저가 '늪'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9.05.23 17:01

지주사 비롯 쇼핑·푸드·하이마트 등 최저가 굴욕…'실적부진→주가 하락→투자자 외면' 악순환


롯데그룹주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푸드 등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52주 최저가를 갈아 치웠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사와 유통·식품 사업부문 주요 계열사 주가는 이달 들어 평균 1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203.59에서 2059.59로 6.5% 떨어진 것보다 더 큰 낙폭이다.

롯데지주 주가는 지난달 말 4만9050원에서 이날 4만3200원으로 11.9% 하락했다.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주가 내림세가 지속되면서 장이 열릴 때마다 점점 낮은 금액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장중엔 4만2200원까지 빠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달말 17만8000원에서 이날 16만원으로 떨어졌다. 장중엔 16만원 지지선이 무너지며 52주 최저가인 15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롯데하이마트롯데푸드도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각각 9.1%, 11.6% 낮아졌다.

지난해말 주가와 비교하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코스피 지수는 1월과 4월 랠리 영향으로 올 들어 0.9% 올랐지만 롯데그룹주는 평균 20% 안팎 추락했다.

롯데는 미중 무역분쟁·환율 등 대외 이슈에 비교적 강한 내수주로 분류되지만, 시장 평균치는 커녕 수출주보다도 못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롯데 주가 약세 요인으로는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올 1분기 쇼핑·하이마트·푸드 등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영업적자를 내거나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등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하다 보니 증시 상승기엔 신세계·호텔신라·현대백화점 등 경쟁사보다 덜 오르고, 하락기엔 더 많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지주사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롯데지주 주가는 지난 2017년 10월30일 증시 상장 첫날 시초가인 6만4000원 대비 30% 이상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도 단기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롯데그룹주에 등을 돌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 롯데지주 주식을 팔아치웠다. 롯데지주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지난달말 13.47%에서 13.29%로 낮아졌다. 지난달말 18.02%였던 롯데쇼핑 외국인 비중도 17.71%로 주저앉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롯데그룹주의 주가 하락 배경은 유통·식품·화학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며 "단기간 실적이 개선될 모멘텀이 약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주사의 경우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과 지배구조 개편 등 이슈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는 주요 사업부문의 부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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