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3일 사설에서 "미국이 이끄는 서구 사회가 하나의 단일 기업을 억압하기 위해 이처럼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적은 없었다"면서 "미국의 편집증은 화웨이와 5G(5세대 통신)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상무부의 제재 기업 목록에서 볼 수 있듯 인공지능과 같이 중국이 앞서나가는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 언론은 "이 때문에 미 행정부가 선전포고도 없이 중국에 대한 기술냉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해석했다. 차이나데일리는 그러면서 "(미국의 압박은)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 연구와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가능한 한 빨리 핵심 분야의 자급자족을 실현하는 것을 촉진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화웨이에 대한 거래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기업들은 물론 일본 등 동맹국 기업들까지 거래금지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슈퍼 매파'를 자처하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화웨이를 미국과 유럽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중국과 무역합의를 하는 것보다 "10배는 중요하다"고 말하며, 중국에 대한 기술 봉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IT 거물인 텐센트의 마화텅도 지난 21일 한 포럼에서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상황이 '과학기술전쟁'으로 변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구와 핵심기술에 계속 힘쓰지 않으면 디지털 경제는 모래 위에 올린 빌딩처럼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0일부터 3일간 장시성을 시찰하면서 자체 지식재산권과 핵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핵심 분야에서 독자적인 혁신 역량을 촉진하고, 독립적인 지식재산권으로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속도를 내고, 원천기술 혁신을 독려하며,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봉착한 화웨이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독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자 스마트폰 OS는 이르면 올해 가을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하지 않더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대한 세금 혜택을 확대하며 지원에 나섰다. 관련 기업들이 올해 말 전에 이익을 내면 2년간 기업소득세를 면제하고 3∼5년째는 법정 세율 25%의 절반으로 적용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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