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타다 대표가 택시업계에 내뱉는 거친 언사는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타다에 반대하며 택시기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죽음을 이익에 이용하지 말라"며 택시단체를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홍남기)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텐데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라고 지적했다. 쏘카는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다.
최 위원장과 이 대표, 둘의 발언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세 가지다. △혁신과 보호 중 무엇이 우선인가 △택시 업계가 '소외받고 피해 받는 계층'인가 △개인의 의견 표출을 무례하다고 할 수 있는가 등이다.
◇혁신의 빛과 그늘,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이에 이 대표는 최 위원장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혁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산업이나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그 부분은 잘 보다듬고 가야 한다"며 "혁신은 혁신가 한 명 혹은 기업 하나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서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 A씨는 "과도한 택시비와 불안한 서비스에 대항마로 나온 것이니 경제학적 측면에서는 대체재 시장이 형성되며 소비자 후생이 증가한 것"이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직장인 배모씨(26)는 "내가 택시운전사라고 생각하면 공감이 된다"며 "당장 일자리를 뺏긴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하나를 택한다면, 혁신의 그늘을 먼저 살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택시 업계가 소외받고 피해 받는 계층?…"공감 안 가"
동시에 택시 업계가 '소외받고 피해 받는 계층'인가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를 비판하며 택시 업계를 '공유경제, 혁신사업의 피해를 직접 입는 계층', '기존 법과 사회질서를 지키며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 등이라고 표현했다.
직장인 B씨(24)는 "과연 우리 사회에서 택시 업계를 사회적 약자라고 보는 사람이 많을까"라며 "기사 댓글만 봐도 택시 업계 종사자를 향한 부정적인 표현이 넘쳐난다. 주위 사람들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박모씨(21)는 "택시기사가 보호 받아야 할 계층이라는 표현이 솔직히 공감이 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지금까지 택시를 탈 때마다, 항상 내가 약자가 되는 기분을 느꼈다"고 밝혔다.
반면 자영업자 김모씨(51)는 "택시기사들이 욕을 먹고 있지만, 타다 등 신생 서비스에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들은 외면해도 최소한 정부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다는 택시를 향한 국민들의 반감에 기대서 문제를 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총리 비판하면 무례? 전형적인 관료주의' vs "예의도 없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주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도 댓글을 통해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라고 비판했다.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를 운영하는 서영우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방에 권위적인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에게 어떻게 무례하다고 할 수 있냐", "무례하다고 말하는 당신이 더 무례하다", "무조건 찬양해야 하냐", "전형적인 관료주의 행태" 등 최 위원장을 비판했다.
반면 택시 업계는 이 대표에 대해 "예의도 없다"며 "아직도 택시와 상생 운운하고 있는 타다를 박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타다' 서비스와 관련한 두 사람의 논쟁과 상관없이 "어차피 선택은 시민들의 몫"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 C씨는 "논쟁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시민들이 선택할 것"이라며 "탈 사람은 타고 안 탈 사람은 안 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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