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때린 美…삼성전자 '반짝' 수혜 볼까?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 2019.05.20 15:51

"구글, 화웨이 협력 중단…경쟁사인 삼성전자 수혜주 부각 가능성"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지난달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A 갤럭시 이벤트'에서 갤럭시 최초로 로테이팅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A80'을 소개하는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미 정부가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를 거래금지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화이웨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미·중 무역 갈등 여파가 미 정부의 중국 개별 기업에 대한 제재로 이어지면서, 2위 화웨이에 빠르게 추격당하던 1위 삼성전자가 격차를 벌려 앞으로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94% 오른 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에 약세를 보이다 지난 16일 4만1000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간만에 상승세를 보이며 4만2000원 선으로 올라왔다.

미국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은 화웨이와 협력 중단을 선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거래를 중단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4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거래금지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번 조치로 당장 화웨이는 구글의 모바일 OS 업데이트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등 구글의 서비스 이용도 할 수 없다. 화웨이는 '홍멍'이라 불리는 자체 OS 개발을 준비해왔지만, 광범위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당장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인 화웨이의 타격은 1위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1.7%(출하량 718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빠르게 삼성전자의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930만대(점유율 11.4%)를 출하했던 화웨이는 지난 1분기 591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7.9%를 기록했다. 화웨이에게 빠르게 추격을 당하던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숨 돌릴 시간을 갖게 됐다.


김경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지속된다면 휴대폰, 통신장비, SoC(System on Chip) 부문의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중 무역 갈등 지속은 여전히 부담이다. 당장 향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는 엇갈린다. 하반기 회복 전망이 우세하지만, 생각만큼 개선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지난달 들어 상승세를 탔던 낸드(NAND) 현물가격이 이달 들어 정체 내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디램(DRAM) 현물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AND 현물가격의 소강 국면 진입, 주요 업체들의 다소 불투명한 가이던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는 연초 이후 반도체·IT 기업들의 주가 랠리를 다소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들임에 틀림없다"며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이라는 기본 골격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하반기 업황과 IT기업들의 실적 개선 정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모바일, PC, 서버 수요의 둔화가 단기간에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모바일 수요 회복과 노트북 수요의 회복 시그널이 4월부터 뚜렷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미·중 무역갈등 기조가 완화돼야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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