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계복귀설이 주말을 달궜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 첫 공식 일정으로 유 이사장을 만나면서다.
양 원장과 노 이사장은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 새로운 노무현' 토크콘서트에서 '공개적인' 대화를 나눴다. 양 원장은 유 이사장에게 정치 복귀를 수차례 권했다. 유 이사장은 즉답을 했다.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을 맡으면서 민주연구원의 역할이 '총선 승리 병참기지'라고 선언했다. 민주당이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맡았던 양 원장을 영입한 것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다.
양 원장은 첫 공식일정으로 유 이사장과 토크콘서트를 택했다. 두 인물을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양 원장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유 이사장을 향해 "거침없고 딱 부러진 분이 왜 자기 앞길은 개척하지 못하냐"고 했다. 정계 복귀 여부를 타진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원래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거절인듯, 거절아닌, 거절같은' 뉘앙스다. 많이 달라졌다. 이전까지 유 이사장은 "정계복귀는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0%'를 얘기하다 조금은 늘어난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김어준씨는 "남이 깎아달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 원장은 "오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유 이사장의 '내 머리는 내가 못 깎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유 이사장이 노무현 정부 때 복지부 장관을 했는데 그때 나이가 47세다. 소년급제 한 것"이라며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어준씨는 유 이사장에게 "본인이 나은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나은가"라고 묻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못 알아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내년 총선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여권에선 양 원장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유 이사장 등 대선주자급 인물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분위기를 달군다는 계산이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도 그 속내가 드러났다. 양 원장은 "우리 당에 다음 대선에 잠재적으로 활약할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며 "기존에 거론되는 분들(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유 이사장, 조국 민정수석 정도가 가세해서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이 보기에도 (다음 대선이) 얼마나 안심되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거듭 정치 복귀를 종용했다.
유 이사장도 마다하진 않았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은 뜻대로 안 되는데, 안 하고 싶은 것은 뜻대로 된다"고 받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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