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연평균 9%씩 급증…여아가 남아의 9배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9.05.20 12:00

2013년 이후 5년새 42.3% 증가.. 방치하면 키 안크고 신체적·정신적 불안

연도별 성조숙증 진료인원 현황/그래픽=국민건강보험공단
환경오염과 비만에 사춘기 신체적 변화, 즉 '성조숙증'을 겪는 환자가 매년 9% 넘게 늘고 있다. 남자 아이보다 여자 아이들에서 성조숙증 유병률이 10~30배 높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성조숙증(조발사춘기)' 질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 환자 수가 연평균 9.2%, 5년 사이 42.3%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성조숙증이란 다른 또래 아이들 보다 사춘기 신체적 변화(2차 성징)이 2년 정도 빠른 것을 말한다. 2차 성징이 여아는 8세 이전에, 남아는 9세 이전에 시작되는 경우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에 노출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 키가 작을 확률이 높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성조숙증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3년 6만7021명, 2017년 9만5401명이었다. 남아는 2013년 5935명에서 2017년 9595명으로 연평균 12.8%, 여아는 6만1086명에서 8만5806명으로 연평균 8.9% 증가했다.

2017년 기준으로 성별 인원을 살펴보면 전체 9만5000여명 중 약 8만5000여명(89.9%)이 여아 환자였다. 이는 남아 환자 9500여명의 8.9배에 해당한다.

정인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 환자가 빠르게 느는 건 미국, 일부 유럽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이 지목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 진료인원이 여자가 남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어렵지만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많이 발견 된다는 점,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현재 전체 진료인원 중 5~9세 이하가 5만2000여명(5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14세 이하가 4만1000명(43.3%)이었다. 성별로 여아는 5~9세 이하(59%), 남아는 10~14세 이하(71.1%)에서 주로 병원을 찾았다.

정 교수는 "여아는 가슴발달, 머리냄새 변화, 음모 시작 등 눈에 띄는 변화로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는 반면 남아는 10세 이후 키 성장에 대한 걱정으로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진료비는 2013년 354억원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연평균 8.9%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를 보면 2013년 354억원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145억원 늘었다.

진료기관은 종합병원(65%), 의원(14%), 병원(10%) 순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 확진을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 검사와 필요한 경우 머리 자기공명 영상장치(MRI) 촬영, 초음파 검사, 소아 내분비 전문의 판단이 필요하다. 소아 내분비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주로 종합병원 이상이다.

성조숙증 질환을 그대로 놔두면 어떻게 될까. 정 교수는 "조기 골단 융합으로 최종 성인 신장이 작아지며 신체적 정신적 불안 문제와 성적 학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여아의 경우 초경이 빠를 경우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하며 불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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