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뚫린 환율…1200원대 희비교차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19.05.19 17:01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한국 경제둔화·미 달러화 가치 상승에…환율 한달반만에 60원 치솟아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환율 급등으로 원화 가치가 1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사설 환전소 앞에는 원달러 환율이 1194라고 적힌 시세 안내판이 게시돼 있다. 2019.05.19. scchoo@newsis.com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195.7원까지 상승하며 12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와 한국 1분기 역성장으로 심리적 지지선이 잇따라 무너진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고점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장세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일단 이번주 환율은 1200원 돌파 여부가 관심이다. 2017년 1월11일 1196.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월 1일 1133.7원부터 33거래일 만에 62원이나 올랐다. 박스권을 이탈했기 때문에 1200원(2017년 1월9일)대로 언제든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환율급등 기폭제는 1분기 역성장이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대비 0.3% 감소하며 한국 경제 의구심이 커졌고, 환율은 1160원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상승을 이끌었다.

상방경직성이 논의되던 상황에서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에 다시 급등했다. 미중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보복관세 부과 조치를 쏟아냈고 분쟁 여파로 지난 17일 중국 위안/달러 환율은 달러당 6.9449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가 중국 자본유출 우려를 자극하는 달러당 7위안까지 근접하며 원화에 불똥이 튀었다. 원화는 위안화와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한국은 총수출 중 중국 비중이 26%에 이를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달러화 가치 자체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가 상승세의 마지막 변수다. 미중 무역분쟁에 가려졌던 유럽경제가 원화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은 달러화 가치의 상승 없이 진행됐는데 남은 변수가 있는 셈이다.

환율상승이 우리 경제에 악재만은 아니다. 수출기업의 경우 경쟁력을 높일 기회다. 다만 이미 외환 차입이 많은 기업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게 문제다. 당국은 인위적인 환율 관리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상승세가 거세어질 경우 구두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주 후반부터 달러 인덱스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3일 97.31이던 달러 인덱스는 한 주만에 97.97까지 올랐다. 영국 정부와 노동당간 협상 결렬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 인덱스가 오른 것이다. 다음주 예정된 유럽 경제지표가 예상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 달러가치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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